"엄마와 꼭 맛있는 식사" 신발 꿰매며 병원비 마련…암 수기 희망 전파
화순전남대병원 '16편의 목소리' 전시·홈페이지 게시
-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암 경험을 숨기지 않고, 나누는 일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 치료를 시작할 용기가 될 수 있습니다."
화순전남대병원은 암 환자와 보호자들이 직접 써 내려간 '암 희망 수기'를 병원 홈페이지 게시판과 본관 2층 로비 전시를 통해 공개했다.
수기에는 암 진단의 순간부터 치료와 회복, 다시 일상의 마주하기까지의 시간들이 꾸밈없는 언어로 담겼다.
공개된 작품들엔 환자뿐 아니라 보호자의 시신도 깊이 담겼다. 어머니의 치료비를 감당하며 하루도 쉬지 못한 아들의 기록은 '햇님, 달님, 별님에게 두 손 모아 기도드린 날'이라는 수기에 담겼다.
30대 아들은 암에 걸린 어머니의 병원비 마련을 위해 신발을 꿰매 신고, 하루 1~2시간 쪽잠을 자며 근무와 병간호를 반복하면서도 결코 치료를 포기하지 않았다. 퇴원 후 어머니와 맛있는 음식을 먹겠다는 일념 하나였다.
배 모 씨는 교단에서 서 있던 교장이 유방암 진단을 받고 수술과 회복의 시간을 견디며, 오히려 삶의 의미를 새롭게 배우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괜찮아 질거야"라는 말 대신 곁에 남는 선택을 했던 연인의 이야기, 4기 암 진단과 뇌 전이 판정 앞에서도 "아직 울지 않았다"며 하루를 살아내는 한 어머니의 고백까지, 각 수기는 암이라는 질병이 개인의 몸을 넘어 가족 전체의 삶을 어떻게 흔드는지를 보여줬다.
공모전은 화순전남대병원 광주전남지역암센터와 광주전남권역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가 공동 주관했다. 조기검진과 치료, 생존 이후의 삶까지 연계한 보건사업의 일환이다.
화순전남대병원은 2015년부터 해마다 암 극복 수기를 모아 '당신은 소중합니다'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해 오고 있다.
민정준 병원장은 "이번 수기가 현재 투병 중인 환자와 가족들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로 닿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형록 광주전남지역암센터소장은 "암은 여전히 두려운 이름이지만, 이번 수기들은 그 안에서도 사람이 사람을 지켜냈던 순간들이 있었음을 조용히 증명한다"며 "그 기록은 지금도 치료를 이어가는 누군가에게, 다시 하루를 살아갈 이유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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