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 수면제 먹여 살해' 40대 父, 무기징역→징역 30년 감형
-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가족여행을 가장해 진도 바닷가에 고등학생 아들 두명을 빠트려 살해한 40대 아버지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30년으로 감형을 받았다.
광주고법 제2형사부(재판장 이의영)는 13일 살인, 자살방조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지 모 씨(49)에 대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지 씨는 지난해 6월 1일 오전 1시 12분쯤 전남 진도항 인근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바다로 돌진, 고등학생인 두 아들(각각 16세·17세)을 숨지게 한 혐의다.
지 씨는 신용카드사 등에 약 2억 원의 빚을 진 후 아내와 동반자살을 결심했다. 아이들에게 '가족여행'을 가자며 수면제와 피로회복제를 챙겼다. 여행 이틀째 되는 5월 31일 오후 11시 10분쯤 라면을 먹던 아들들에게 수면제를 희석한 피로회복제를 마시게 했다.
아이들이 잠들자 차량 뒷좌석에 태워 다음 날 오전 1시 진도 팽목항 인근에 도착했다. 아내와 수면제를 복용한 지 씨는 10분 뒤 차를 바다로 내몰았다.
바다에 빠진 지 씨는 순간 공포심을 느꼈고, 홀로 운전석 창문을 통해 탈출했다.
지 씨는 119 신고조차 하지 않고 지인의 도움을 받아 광주로 도주했다. 지 씨는 아이들이 등교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학교 측의 신고를 받은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태도를 볼 때 앞으로 짊어져야 할 빚 때문에 아들들과 지병이 있는 아내가 피고인에게 짐만 될 것이라 생각해 범행을 저지른 것은 아닌지, 피고인에 대한 인간으로서의 본성마저 의심하게 되는 끔찍한 생각이 든다"며 분노의 눈물을 흘렸다.
1심 재판부는 "타인의 생명을 침해하는 범죄에 대해서는 응분의 철퇴를 내리쳐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원칙을 증명해 이같은 범행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한 A 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가족들이 헤어지는 것보다 함께 죽는 게 나을 것 같았다"고 진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은 피고인이 남은 가족들이 짐이 될 것으로 생각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봤지만, 증거관계를 볼 때 피고인이 배우자와 자녀들을 일방적인 제거의 대상으로 삼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가족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판단 오류로 경제적 고통을 더 견딜 수 없다고 생각해 10대 후반인 아들들의 생명까지 자신이 결정할 수 있다고 오인해 가족 전체의 삶을 훼손했다"며 "이런 피고인의 행동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고 우리 사회에 반복돼선 안 된다. 그러나 피고인이 반사회적인 동기로 범행을 저질렀다고까진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자기 손으로 가족을 살해하고 본인만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남은 평생 죄책감과 깊은 후회 속에 살아갈 것으로 보이는 점을 감안할 때 원심이 선고한 무기징역은 책임에 비해 무겁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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