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서 임신부 거부하면 어느 병원으로 가야 하나요"
7개월 임신부 부항 치료 후 구토…병원서 수액 등 처방 못 받아
"구토 원인 몰라 수액 미처방…이상 소견 없어 대학병원 연계 못 해"
-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임신 7개월(30주) 차인 30대 A 씨는 지난해 12월 29일 오후 8시쯤 광주 B 산부인과 응급 분만실을 찾았다.
3일 전 발생한 교통사고로 부항 치료를 받은 후 구토 증상이 5차례 이상 지속되자 A 씨가 직접 산부인과에 전화로 진료 가능 여부를 문의했다.
A 씨는 B 산부인과 측으로부터 '자궁 수축과 함께 가진통이 올 수 있으니 응급 분만실로 내원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당시 A 씨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던 한방병원에서도 '지속적인 구토로 진료와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진료의뢰서를 작성해 줬다.
A 씨는 이를 챙겨 B 산부인과 응급 분만실을 찾았다. 하지만 A 씨는 "병원 측이 진료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A 씨에 따르면 병원 측은 '한방병원에서 진료받던 중 구토 증세를 보였고, 한방 분야에 대해서는 잘 모르니 대학병원으로 가라'는 입장을 보였다.
A 씨는 의사 C 씨와 대면해 증상을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구토를 했고 탈수 방지를 위한 수액 처치나 검진 등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 씨는 교통사고를 당했을 당시 C 씨에게 진료를 받은 바 있다. C 씨는 A 씨를 기억하고 있었지만 전원 절차 등을 하지 않은 채 돌려보냈다.
C 씨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잘 모르는 분야에 인과 관계가 정확하지 않아 진료받았던 한방병원에 다시 물어보거나 소화기 증상 등을 함께 봐줄 수 있는 3차 병원에 갈 것을 권유했다"며 "산부인과적으로도 문제가 없어 대학병원에 연계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떤 게 원인인지 몰라 수액 등을 처방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병원 측은 사전에 내원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었는데 진료의뢰서를 가지고 간 환자에 대한 별도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임신 후기, 지속적인 구토를 할 경우 탈수와 전해질 등에 이상이 생겨 태아와 엄마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심각할 경우 조기 진통으로 응급 분만 가능성도 있다.
C 씨는 이에 대해 "환자가 구토 증세를 보인다고 하니 통화한 간호사가 내원하라고 한 것"이라며 "임부가 배 뭉침 등이 없다고 이야기했고, 이후 배에 아기 심장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구를 통해 대봤을 때 이상이 없었다. 진료 거부가 아니다"고 말했다.
A 씨는 "병원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니 대학병원으로 가라고 했고, 나가기 전 급히 배에 뭘 대봤을 뿐 아기 상태에 대한 아무런 말은 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이후 광주 소재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 진료 가능 여부를 직접 문의해야 했다. 하지만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다른 분만 산부인과 응급실 1곳은 진료 기록이 없어 진료가 어렵다고 회신했다. 일반 종합병원 응급실 2곳도 산부인과 인력이 없다는 이유로 진료를 거부했다.
결국 A 씨는 B 산부인과를 찾은 지 약 1시간 30분이 지난 뒤에야 한 분만 산부인과에서 진료를 받았다.
이 병원에서는 초음파와 함께 태동 검사를 하며 A 씨의 상태를 살폈고 수액 등을 처방했다. A 씨는 수액을 맞고 상태가 호전됐다.
A 씨는 "산부인과에서 임신부를 거부하면 대체 어느 병원에 가야 하느냐"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pep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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