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와라" "억울해서 못살아"…제주항공 참사 1주기에 퍼진 절규
무안공항서 12·29 여객기 참사 1주기 추모식
희생자 이름 호명될 때마다 유족들 오열
- 박지현 기자
(무안=뉴스1) 박지현 기자 =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이유를 묻는 발걸음은 1년이 지나도 멈추지 않았다."
179명이 사망한 12·29 제주항공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1주기를 맞은 29일 오전. 공항 1층 기존 분향소는 검은색 커튼으로 가려진 유가족 전용 공간으로 운영됐다.
분향소 안에서는 "엄마…"라는 절규가 터져나왔다. 조문을 마친 노모가 딸의 부축을 받은 채 눈물을 글썽이면서 나왔고, 검은 코트를 맞춰 입은 어머니와 어린 딸 둘은 잠시 머물다 자리를 떴다.
분향대에는 국화꽃과 함께 음료수와 과자, 개인이 준비한 꽃다발도 놓였다. 삭발한 유가족은 가족 이름표를 손으로 어루만지며 눈시울을 붉혔고, 유가족들은 서로를 알아보고 포옹하거나 안부를 나누며 서로를 위로했다.
쉘터 앞 현수막에는 '365일째 여기를 떠날 수가 없어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분향소와 텐트촌, 추모식장까지 이어진 하루는 여전히 멈춰 선 시간 속에 있었다.
이날 전남 무안국제공항에는 유가족들의 슬픔을 애도하기 위한 시민들의 추모 발길이 끝없이 이어졌다.
국화를 든 시민들은 희생자 이름표를 하나하나 바라보며 고개를 숙였다.
사고발생 시각인 오전 9시 3분이 되자 추모사이렌이 1분간 울렸다. 묵념하던 이들은 떠나간 희생자를 떠올리며 조용한 눈물을 흘렸다.
정부 주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 추모식이 시작되자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비집고 나오는 울음을 삼키지 못했다.
'집으로 오는 길'을 주제로 한 영상이 상영되며 공항 대합실과 캐리어를 끄는 승객의 뒷모습이 화면에 비쳤다.
'지금부터 방콕발 무안행 탑승을 시작하겠습니다'라는 안내 방송 후 희생자 179명의 이름이 적힌 탑승권이 하나씩 무대 앞에 놓였다.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객석에서는 울음과 절규가 터져 나왔다. "돌려내", "집으로 돌아와라", "억울해서 못 살아" 등의 외침이 이어졌다.
화면에는 '모든 사람은 집으로 돌아올 권리가 있다'는 문구가 떠올랐고 179장의 탑승권이 한곳에 모이는 장면에서 유가족들은 절규를 멈추지 못했다.
손수건이 모두 젖어 행사 관계자에게 휴지를 추가로 받는 유족들도 있었다.
바이올린 연주와 추모곡이 이어지는 동안 유가족들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닦았다. 김유진 12·29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추모식 후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유가족들의 염원이 담긴 메시지 박스를 전달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179명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이유가 밝혀질 때까지, 우리는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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