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서 남 줬다"…광주AI사관학교 졸업생 절반 타지로
1~5기 취업 광주 외 지역 53%
"'취·창업률' 대신 '지역 정착 비중' 성과로 따져야"
- 이수민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광주시가 인공지능(AI) 인재 양성 성과로 내세우는 인공지능사관학교의 취·창업 실적 이면에 지역 청년 유출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광주에서 취업하거나 창업한 인원보다 타지로 떠난 인원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광주AI사관학교 1~5기 누적 취·창업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수료생 1221명 가운데 취·창업에 성공한 인원은 724명이다. 취·창업률은 71.2%로 집계됐다.
하지만 광주 지역에서 취·창업한 인원은 340명(47%)에 불과했다. 광주 외 지역으로 진출한 인원이 384명(53%)으로 더 많았다.
구체적으로 △2020년 1기 취·창업생 55명(지역 내 28명·타지역 27명) △2021년 2기 취·창업생 49명(지역 내 21명·타지역 28명) △2022년 3기 취·창업생 203명(지역 내 99명·타지역 104명) △2023년 4기 취·창업생 214명(지역 내 109명·타지역 105명) △2024년 5기 취·창업생 203명(지역 내 83명·타지역 120명) 등이다.
사실상 광주시 예산으로 교육받은 AI 인재 절반 이상이 지역을 떠난 셈이다.
인공지능사관학교는 입학지원금과 매월 훈련수당, 교육 장비(개별 노트북)와 GPU 사용, 일부 교육생에 대한 숙소비 지원 등 상당 부분이 공공 재원으로 운영되는 교육 과정이다.
지역 전략산업인 AI 분야 인재를 육성한다는 취지로 출범했지만, 실제 성과는 지역 정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행정은 취·창업 '총합'만을 성과로 본다. 그러나 지역 인재 양성 정책의 본래 목적이 청년 정착과 지역 산업 기반 강화임을 짚어보면 지역 외 취업 비중이 절반을 넘는 구조를 성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인공지능사관학교는 2022년 3기부터 정원을 300명으로 확대했지만, 이후에도 광주 정착률은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았다. 특히 4기와 5기 모두 취·창업률은 70%를 넘었지만, 지역 외 취업 비중 역시 꾸준히 높게 나타났다.
최근 수료한 6기는 아직 취·창업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시는 내년 1월 이후 세부 조사를 통해 반영할 계획이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광주가 AI 인재를 키우는 도시가 아니라, 인재를 길러 내보내는 통로로만 남을 수 있다"며 "이제는 취·창업률이 아니라 '얼마나 남았는지'를 성과로 따져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breath@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