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억울한 컷오프 없어야" 광주 방문 하루 만에 논란 터져(종합)
광주시당, 내년 여성특구 4곳 최고위 넘겨…남성들 반발
이명노 광주시의원 "시당의 보복성 컷오프 막아달라"
- 서충섭 기자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후보 시절부터 "억울한 컷오프는 없어야 한다"를 강조하며 당선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기조와는 반대로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에서 '변칙 컷오프'가 등장하면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잡음을 내고 있다.
21일 오후 이명노 광주시의원(31·서구3)은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광주시당 운영위가 어제 남구2, 서구3, 북구3, 광산5 선거구를 여성특구로 지정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며 "민주당 광주시당의 잘못된 결정을 최고위원회에서 바로잡아달라"며 중앙당에 호소했다.
지난 8대 지방선거에서 광주 사상 최연소로 시의원에 당선된 이 의원은 '노잼도시 타파'를 위한 광주군공항 부지 활용안 중 하나로 디즈니랜드 등 대형테마파크 필요성을 제안한 인물이다.
이 의원은 "한 곳은 여성의원 지역구이고 두 곳은 구청장 출마로 공석이 되는 곳이지만 서구 3선거구는 특구로 지정할 어떤 합당한 명분도 없다"며 "오직 총선 경선에서 자신을 돕지 않은 저를 찍어 내리려는 보복성 컷오프"라고 현 양부남 광주시당위원장을 지칭해 비난했다.
이어 "원칙과 명분 없는 광주와 민주당의 대의 없는 특구 지정은 민주 정신의 심각한 훼손이다"며 "최고위는 광주시당의 특구 지정 관련안을 막아달라. 억울한 컷오프를 없애겠다는 정청래 대표의 선언과 당원들의 열망이 무너질 위기다"고 호소했다.
여성특구 지정도 시민과 당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절차를 거쳐 실시하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정 대표의 "억울한 컷오프는 없다"는 공언에도 민주당 텃밭에서조차 '변칙 컷오프'로 남성 정치인의 출마길을 막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다른 출마 예정자들도 동요하고 있다.
정 대표 역시 지난 19일 광주를 찾아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당부했으나 하루 만에 광주에서 논란이 터지면서 지방선거 기조를 재검토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실제로 지역 정가에 따르면 전날 민주당 광주시당은 운영위원회를 통해 광역의원(시의원) 선거구 20곳 중 4곳을 여성특구로 지방선거 기획안을 확정했다.
여성 특구로 거론되는 곳은 남구 제2선거구(현직 임미란), 서구 제3선거구(현직 이명노), 북구 제3선거구(현직 신수정), 광산 제5선거구(현직 박수기)다. 이 중 신수정·박수기는 구청장 출마를 앞두고 있어 해당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는다.
또 여성인 임미란 의원의 선거구는 이미 다수의 여성 정치인들이 출마를 예고하고 있어 사실상 여성특구나 다름없다는 평가다. 31세 청년인 이명노 의원만 청년지역구였던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출마길이 막힌 이 의원의 지역구에는 60대 후반의 여성 정치인이 출마가 예상되고 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23석 중 22석을 독점한 광주시의회는 지역구 20명 중 8명이 여성, 비례의원은 3명 중 2명(민주당 1, 국민의힘 1)이 여성으로 이미 43%가 여성 의원이다. 당헌·당규가 정하고 있는 여성 30% 의무공천 기준에도 부합한다.
한 지역 정치권 인사는 "여성 정치인이 활동하기 어려웠던 시절도 아니고 광주시의회 절반이 여성인 상황에서 청년 정치인의 선거구를 여성 정치인을 위해 여성특구로 만든다는 역차별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zorba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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