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426㎜ 물폭탄·폭염일수 29.6일…이상기후 직면한 광주·전남
기록적 강수에 역대급 폭염…기후재난 현실화
-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2025년 여름 광주·전남에는 기록적인 괴물 폭우와 극한 폭염이 번갈아 찾아왔다.
하루 만에 여름 평년 강수량을 뛰어넘는 426.4㎜에 달하는 물 폭탄이 쏟아졌고, 평균기온과 폭염일수 기록도 새로 썼다. 그야말로 기후 위기를 실감한 한 해였다.
지난 7월 17일 광주 운암동에는 426.4㎜에 달하는 비가 내렸다. 광주 풍암 425.5㎜, 광주과기원 420.0㎜에 이어 전남 나주 400.0㎜, 담양 봉산 379.5㎜, 함평 월야 340.5㎜ 등에도 역대급 비가 쏟아졌다.
광주의 평년 7월 강수량이 294.2㎜인 점을 고려하면 평년 대비 약 1.4배에 달하는 비가 내린 것이었다.
호우특보가 내려진 오전 10시를 전후로 강한 비가 쏟아져 12시간도 채 되지 않아 한 달 강수량을 돌파한 셈이다.
광주는 36년 만에(1989년 7월 25일, 335.6㎜) 일 강수량 기록을 새로 썼다. 시간당 최대 강수도 나주 92.0㎜를 비롯해 광주 남구 80.0㎜, 광주 76.2㎜ 등을 기록했다.
기상청도 예측하지 못한 괴물 폭우였다.
애초 기상청은 이날 최대 8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거대 수증기의 충돌과 비구름대의 빠른 이동 등 극한 기상 현상으로 강수량과 집중 구역 예보가 빗나갔다.
예고 없는 물 폭탄에 도심 곳곳이 물에 잠겼고 차량은 침수돼 시민들은 차량을 버리고 대피해야 했다. 역사 내부까지 물이 차 지하철이 무정차 통과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괴물 폭우는 사흘간 최대 599.5㎜의 강수량을 기록했고 광주 2명, 순천 1명 등 총 3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광주·전남은 보름 만에 또다시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8월 3일 전남 무안공항에는 하루 동안 289.6㎜의 비가 내렸다.
무안의 8월 평균 강수는 249.0㎜인데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지(오후 3시 20분) 반나절, 호우경보로 격상된 지(오후 5시 50분) 3시간여 만에 한 달 평균값을 뛰어넘은 것이다.
이는 200년에 한 번 내릴 법한 기록적인 폭우로 기상청은 집계했다.
무안공항의 1시간 최다 강수는 142.1㎜를 기록했는데 기상청은 이 역시도 200년 빈도의 역대급 폭우로 분류했다.
광주는 186.7㎜ 강수를 기록했다. 8월 평균 강수가 326.4㎜인 점을 감안하면 하루 새 한 달의 절반 이상의 폭우가 쏟아진 것이었다.
두 번의 기록적 폭우에 정부는 광주·전남 일부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데다 폭염까지 더해져 수증기량이 많아지고 대기 불안정으로 소낙성 강수가 더 자주, 강하게 발달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올여름 광주·전남 평균기온은 26.1도로 평년(24.2도)에 비해 1.9도 올랐다. 역대 1위인 지난해(26.0도)를 제치고 1년 만에 기록을 새로 쓰며 '가장 더운 해'가 됐다.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폭염일수도 29.6일로 기록을 갈아치웠다. 6월부터 찾아온 열대야 역시 가장 빠른 것이었다.
바다 수온이 평년보다 5도 이상 높아지면서 고기압이 약화하지 않았고, 필리핀 동쪽의 열대요란이 뜨거운 공기를 북상시키면서 한반도 상공에 열기를 더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인해 해마다 통계치를 뛰어넘는 극한 기상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pep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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