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표도서관 시공사, 공정지연 만회하려 일일 시공량 늘렸다

구일종합건설, 10% 지연에 '만회대책안 제출'
인원·장비 추가 투입에 '철골보강작업 동시 시공'

4명의 작업자가 매몰돼 사망한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붕괴 현장에서 16일 오후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합동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2025.12.16/뉴스1 ⓒ News1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붕괴사고로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광주대표도서관 시공사가 공정 지연을 만회하기 위해 '작업인원·장비 증가', '철골보강작업 동시시공'을 시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발주처인 광주시종합건설본부가 시공사인 구일종합건설로부터 지난달 제출받은 '광주대표도서관 건립 건축공사 부진공정 만회대책 보고서'를 살펴보면 건설본부는 10월 30일에 공정실적 지연에 따른 만회 대책을 요구했다.

건설본부는 '광주대표도서관의 원활한 개관을 위해 건설사업관리용역사와 시공사는 현장 공정관리를 철저히 하고, 준공예정일(2차 내년 1월 2일·총차 내년 4월 13일) 내에 공사가 차질 없이 완료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광주대표도서관 건축 공사는 계획 공정 대비 월간 공정 실적이 10% 이상 지연된 상태였다.

구일종합건설이 제출한 '만회 계획서'를 보면 10월 말 기준 누계공정은 68.67%인 반면 실제 실시는 66.82%만 이뤄졌다.

특히 월간 공정은 계획(2.40%)보다 낮은 1.10%로, '부진공정' 상태로 분류됐다. 예정 공정 대비 데크공사(지연 8일)는 20%, 내부 구조체 공사(지연 19일)는 55%, 지하 방수공사(지연 15일)는 50%, 지하 조적공사(지연 29일)는 45%, 단열배수판공사는 30% 낮았다.

시공사 측은 공정 지연의 이유로 '6월 23일 발생한 추락사고(중대재해)로 고용노동청의 작업중지 명령', '홍진건설의 공사포기로 인해 수급인이 변경됨에 따라 현장인원의 회사 이직', '현장대리인 공석' 등을 꼽았다.

시공사는 '작업인원 증가, 장비 추가로 일일 시공량 증가, 철골보강작업 동시시공으로 작업효율을 증대하겠다'는 데크공사 지연 해소안을 제시했고, 건설본부는 이를 수용했다.

철근 콘크리트 공사와 관련해서는 '형틀·철근공 인원 충원, 이동식 크레인 장비 투입으로 작업시간을 단축한다'고 명시했다.

다른 공사도 작업 인원을 추가 투입하고 작업시간을 연장하는 한편 휴일작업도 실시한다는 게 만회 대책이었다.

4명의 작업자가 매몰돼 사망한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붕괴 현장에서 16일 오후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합동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2025.12.16/뉴스1 ⓒ News1 박지현 기자

시공사는 현장 순찰, 위험요소 사전제거, 철저한 도면 검토를 통해 안전을 확보하겠다는 내용도 공문에 담았으나 결국 지난 11월 18일 옥상층 콘크리트 타설 후 구조물이 붕괴해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4명이 숨졌다.

시공사가 공정에 속도를 내기 위해 안전 확보에 소홀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건설본부는 매몰자 수습 완료 후 브리핑을 통해 "시공사에 공사 기간 단축을 압박한 적이 없다"며 "공사 기일이 빠른 경우든, 늦은 경우든 준공 기일 준수를 요구하는 것은 필요한 행정 절차로, 오히려 이를 하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광주시도 치적 목적의 공기 단축 주장에 대해 "홍진건설의 법정관리로 공사 재개까지 약 3개월간 공사가 중단된 바 있다. 건설본부는 애초 올해 12월 예정이던 준공 시점을 내년 4월로 조정했다. 내년 4월 준공되더라도 도서관 개소는 민선 9기에나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치적쌓기를 위해 공기단축을 했다는 주장은 사실관계상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 관련 사실관계는 향수 수사 과정에서 보다 명확해질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번 매몰 사고와 관련해 광주경찰청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4명을,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등으로 1명을 입건해 붕괴 원인을 포함한 공사 현장 전반을 전방위적으로 수사 중이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