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러브콜' 신안군청 국장 "햇빛·바람 주인은 사업자 아닌 주민"

'햇빛연금' 담당 장희웅 신재생에너지국장
"함께 이룬 것인데 콕 집어 부담…'방문하겠다' 메시지 받아"

장희웅 전남 신안군 신재생에너지국장 (오른쪽) (신안군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신안=뉴스1) 김태성 기자

"햇빛·파도·바람의 주인은 발전 사업자가 아닌 섬 주민들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서 전남 신안군 한 공무원을 '데려다 쓰고 싶다'며 극찬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내세웠던 '햇빛연금' 제도를 성공적으로 추진, 인구소멸위기 지역에서 인구가 증가한 점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16일 제54회 국무회의 중 신안군의 성공적인 재생에너지 사업을 보고받으며 "신안군의 (햇빛연금) 담당 국장이 똑똑한 것 같다. 아예 데려다 쓰는 게 어떤지"라고 제안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2030년까지 '햇빛소득 마을(주민 참여형 태양광발전)'을 한 해에 500개씩 총 2500개를 조성하겠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빨리빨리 개발하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이 지칭한 공무원은 장희웅 전남 신안군 신재생에너지국장(52).

장 국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대통령이 신안사례를 좋게 평가해 줘서 감사하다"며 "박우량 전 군수와 신안의 모든 식구들이 함께 이뤄낸 것인데 저를 콕 집어 얘길 했다니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대통령실로부터 그 후 연락이 왔는지를 묻자 "이른 시일 내에 신안의 모범사례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방문하겠다는 정도의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장 국장은 팀장(7급)부터 현재까지 7년간 재생에너지 업무를 맡아 신안의 햇빛연금, 바람연금을 탄생시킨 산증인이다.

'햇빛·파도·바람의 주인은 섬 주민들인데, 왜 발전 사업자가 이익을 독식하느냐'는 의문에서 시작된 신안군 햇빛연금의 첫 지급은 2021년 4월 이뤄졌다.

현재 신안군 14개 읍·면 가운데 안좌도·지도·사옥도·임자도·자라도·비금도 6개 섬에 전체 800㎿ 규모의 태양광발전소가 가동 중이다.

지역 주민들에게 1인당 연 40만~272만 원 정도 지급되는데, 해마다 급격한 성장세를 보여 올해 10월 말 기준 누적 지급액은 300억 원을 돌파했다.

지난 10월부터 처음 시작된 '바람연금'을 통해 자은면 주민들은 10만~30만 원씩을 받았다.

올해 햇빛·바람연금 지급 대상자는 신안군민 49%에 달하는 1만 8997명에 달한다.

2028년 완공 예정인 390㎿ 규모 신안 우이해상풍력 발전소가 가동되면 군민 100%가 연금 혜택을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장 국장은 "햇빛과 바람으로 신안군 주민 모두가 연금 혜택을 받는다면 다른 지역에서 얼마나 부러워하겠느냐"라며 "신안군이 국내 최대 신재생에너지 생산 지역으로 세계적 메카가 될 수 있게 지역민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hancut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