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주요 사업, 매칭부담 포기 속출…비율 개선 필요

송형곤 도의원 "사업은 편성하고, 시군은 포기하고"…예산 악순환
박원종 도의원 "재정약한 지자체, 개최하고 싶어도 엄두 못내"

전남도의회 송형곤 의원(왼쪽) · 박원종 의원/뉴스1

(무안=뉴스1) 조영석 기자 = 전남도 주요 정책사업이나 주관 행사 사업이 일선 시군의 매칭 부담으로 감액되거나 취소되는 경우가 많아 매칭비율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전남도의회에서 잇따라 제기됐다.

전남도의회 박원종 의원(더불어민주당·영광1)은 지난 26일 열린 전남도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서 전남도 주관 행사 사업의 매칭 비율 구조가 시군 간 참여 격차를 유발하고 있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전남도 명칭을 달고 시군과 함께 추진하는 체육대회, 도민의 날 행사, 예향 전남 연극제 등은 도민이 함께 즐기고 지역이 돌아가며 개최하는 취지의 사업"이라며 "그럼에도 재정 여건이 어려운 시군은 참여하고 싶어도 발을 내딛기 어려운 구조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전액 삭감된 '예향 전남 연극제' 사례를 들어 "시설 기준과 재정 부담이 높아 희망 시군이 없는 상황이라는데, 재정 때문에 시군이 참여를 포기하는 구조라면 도민 문화 향유권을 도가 스스로 제한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행사를 도민 모두가 누리려면, 적어도 전남도 주관 행사만큼은 시군 간 재정격차를 완화할 수 있는 지원 구조여야 한다"며 "재정이 약한 시군은 개최하고 싶어도 엄두도 못내는 불평등이 생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송형곤 의원(더불어민주당·고흥1)도 "시군 매칭 부담 때문에 전남도 주요 정책사업이 줄줄이 감액되거나 추진조차 못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이번 추경에서 △조부모 손자녀 돌봄지원 사업 △축산 기술보급 지원사업(양돈 AI 시스템) △e-모빌리티 엑스포 개최 지원사업 등이 시군 매칭을 감당하지 못해 추진이 무산됐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이는 시군 재정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사업을 편성한 결과"라고 말했다.

또 "수요 예측 부족으로 추경 편성 후 집행하지 못해 정리 추경에서 삭감되는 일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며 "사업 수요조사도 부실한 상태에서 도비와 시군비 매칭을 전제로 사업을 내려보내니 시군은 포기하고, 도는 감액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시군 매칭 포기에 대한 책임을 시군에만 돌릴 것이 아니라, 애초에 현실적인 매칭 비율과 사업 설계를 하는 것이 도의 역할이다"며 "사업별 수요, 시군의 재정 여력, 추진 가능성을 종합한 면밀한 검토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진호 도 기획조정실장은 "현재 3대 7 또는 4대 6 등으로 매칭되는 도·시군 보조비율에 대해 내부적으로 조정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도 주관 행사에 한해 매칭 비율 조정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kanjoy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