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지는 달랐지만…심정지 시민 살린 '비번' 소방관 3인방
달리기 중 쓰러진 40대 남성에 15분간 릴레이 심폐소생
남성 생명 구해…"할 일 꾸준히, 평소처럼 할 것"
- 최성국 기자,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박지현 기자 = 대학 운동장에 심정지 상태로 쓰러진 40대 남성이 비번(휴무일) 소방관들의 빠른 응급조치로 목숨을 구한 가운데, 릴레이 심폐소생(CPR)에 참여했던 3인 중 마지막 시민도 광주 일선 소방서 구조대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광주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5시쯤 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 운동장에서 달리기하던 40대 남성 A 씨가 심정지 상태로 쓰러졌다. 이를 본 시민들은 망설임 없이 A 씨에게 달려갔다.
불행 중 다행으로 운동장엔 비번 날 운동하러 나왔던 소방관이 3명 있었다. 서로 얼굴도 모르던 이들은 합심해 15분간의 릴레이 심폐소생술로 40대 시민을 구조했다.
심정지가 발생했을 경우 4분 이내에 CPR을 시작해야 환자의 생존율과 뇌 기능 회복률을 높일 수 있다.
이준호 나주소방서 소방위는 시민들이 몰려 있는 것을 발견, 현장으로 달려가 A 씨의 의식과 호흡 상태를 확인하고 CPR을 실시했다.
뒤이어 운동장을 뛰던 최준영 광주 북부소방서 소방사가 달려와 CPR을 넘겨받았다.
이후 자신을 응급구조사라고 밝힌 한 시민이 최 소방사로부터 환자를 넘겨받아 119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심폐소생술을 이어갔다.
이 시민은 구조대가 도착한 뒤로도 환자 응급처치를 보조하고 구급차에 싣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일반인으로 알려졌던 이 시민은 광주 남부소방서 구조대 소속인 황민철 소방장이었다.
비번 소방관들의 구조 조치는 15분간 이어졌다. 다행히 환자는 자발적인 순환 회복 반응을 보였다.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된 환자는 수술 후 건강을 회복 중이다.
황민철 소방장은 "요구조자의 부인과 어린아이들이 계속 울고 있는 모습을 보며 '제발 살아달라'는 마음으로 CPR을 실시했다"며 "현장에서 함께한 소방관들과 빨리 달려와 준 우산 119센터 구급대원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제 자리에서 할 일을 꾸준히, 평소처럼 하겠다"고 덧붙였다.
20년간 화재·구조 현장에서 경력을 쌓아온 이준호 나주서 소방위는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어 매우 뿌듯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을 알고 배웠으면 한다"고 전했다.
최준영 북부서 소방사도 "그 순간에는 그냥 몸이 먼저 반응했다.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어서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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