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맞춤형 김치 개발 가능해진다"

세계김치연, 발효미생물별 맛 형성 원리 규명
김치 풍미 과학적으로 '정밀 설계'

한국 전통 발표식품 김치.(세계김치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세계김치연구소가 김치 발효 과정에서 유산균이 생성하는 대사물질이 맛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규명했다. 김치 맛을 과학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세계김치연구소는 발효 시스템연구단이 김치의 대표 발효 미생물 3종이 만들어내는 대사물질과 그 맛의 상관관계를 전자 혀(E-tongue) 분석과 대사체 분석을 통해 정밀 규명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은 김치 발효의 핵심 미생물인 △라틸락토바실러스 사케이(Latilactobacillus sakei)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Leuconostoc mesenteroides) △와이셀라 코레엔시스(Weissella koreensis)에 주목했다.

이들이 생성하는 젖산, 만니톨, 오르니틴 등 주요 대사물질이 감칠맛·신맛·단맛·짠맛 등 전체 풍미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분석했다.

연구 결과, 미생물 종류에 따라 김치의 맛이 뚜렷하게 달라지고 각 미생물이 서로 다른 대사 경로를 통해 고유의 맛을 조절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라틸락토바실러스 사케이는 젖산을 약 43% 더 생성하고 글루탐산 등 감칠맛 아미노산을 최대 38% 증가시켜 깊은 산미와 감칠맛을 강화했다.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는 만니톨과 초산을 각각 최대 17% 높여 단맛과 청량감을 더했다.

와이셀라 코레엔시스는 오르니틴을 약 10% 증가시켜 짠맛과 함께 '코쿠미'(kokumi)라 불리는 진하고 풍부한 맛을 형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소는 "김치 맛이 양념 배합뿐 아니라 발효에 참여하는 미생물의 조합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생물 간 역할 분담과 대사 작용 조합 원리가 밝혀지면서 소비자 기호·지역 특성·수출국 미각에 맞춘 맞춤형 김치 개발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김호명 발효 시스템연구단장은 "김치 제조 현장에서 원하는 맛을 구현하고 산업용 김치의 품질을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며 "전통 발효식품의 맛을 과학으로 설계할 수 있음을 확인한 의미 있는 연구"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식품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푸드 리서치 인터내셔널'(Food Research International)에 게재됐다.

김치 종균별 대사산물 변화와 맛 센서 결과.(세계김치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nofatejb@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