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무죄'에 여수 정치권 '시끌'…이유는
조계원 의원·지방의원 31명, 수사 지휘 김회재 전 의원 비판
22대 총선 민주당 경선서 맞붙어…'정적 견제' 목소리도
- 김성준 기자
(여수=뉴스1) 김성준 기자 =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의 누명을 쓴 부녀가 재심에서 16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자 여수 정치권이 돌연 시끄럽다.
여수 지방의원들에 이어 국회의원까지 당시 순천지청 차장검사로 막걸리 살인 사건 수사를 지휘하며 브리핑을 담당했던 김회재 전 의원을 향해 공세를 이어가면서다.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고심하는 김 전 의원에 대해 민주당 여수 정치권이 견제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여수을)은 최근 유튜브 '김용민 TV'에 출연해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사건은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 검찰에 대한 여론을 돌리려고 한 것"이라며 "당시 (수사를 담당한)김회재 차장검사는 사과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소속 여수 지방의원 31명도 지난 6일 보도자료를 내고 김회재 전 의원을 비판했다.
이들은 "단순한 수사실패가 아닌 지역의 명예와 공동체 신뢰를 무너뜨린 참사"라며 김 전 의원의 공식 사과와 정계 은퇴를 촉구했다.
이에 김 전 의원은 본인의 SNS에서 "떼거리로 사람을 죽이는 못된 정치 놀음"이라고 맞받았다.
조 의원과 김 전 의원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당내 경선에서 맞붙은 바 있다.
경선 결과 김 전 의원이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알려졌으나, 신인 가점 등으로 인해 조 의원이 민주당 후보로 선출됐다.
김 전 의원은 민주당 소속으로 제21대 국회의원(여수을)을 지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김 전 의원이 지역 정치권에서 아직 영향력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다"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낙선하거나 출마하지 않고, 다음 총선에 나설 경우 조 의원의 재선 도전에 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치적 공방과 무관하게 김 전 의원이 피해자 가족을 만나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의 재심을 담당했던 박준영 변호사는 본인 SNS를 통해 "백씨 부녀가 김 전 의원과 직접 만나는 데 동의했다"며 "(김 전 의원도)동의하신다면 재심 무죄 판결문과 선고 전 변호인의 종합 의견서를 보내드릴 테니 읽어보시고 함께해달라"고 요청했다.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은 지난 2009년 전남 순천시 한 마을에서 4명이 막걸리를 마시다가 2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사건이다. 검찰은 사망자 중 1명의 남편인 백씨와 그의 딸을 범인으로 지목해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지난달 열린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됐고,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 재심 판결이 확정됐다.
whit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