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아시아 폭염 유형 규명…"동남아 습하고, 중앙아시아 건조"
윤진호 교수 "맞춤형 기후 대응과 보건 정책 마련 필요"
- 조영석 기자
(광주=뉴스1) 조영석 기자 = 최근 지구 온난화로 세계 전역에서 폭염이 빈번해지는 가운데 아시아 대륙에서는 지역에 따라 뚜렷하게 다른 양상의 폭염이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환경·에너지공학과 윤진호 교수 연구팀이 국내외 연구진과 함께 아시아 전역의 폭염 현상을 정밀 분석한 결과, 한반도를 포함한 몬순 지역에서는 고온과 높은 습도가 결합한 '습한 폭염'이 빠르게 증가하는 반면 중앙아시아 등 건조 지역에서는 습도가 낮은 '건조 폭염'이 강화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아시아 전역의 폭염을 기온과 습도의 복합 효과까지 정량적으로 규명한 최초의 대륙 단위 분석이다.
분석 결과 몬순 지역(남·동남아시아, 남중국 등)에서는 최근 10여 년 동안 '습한 폭염' 발생일이 연평균 1.95일 늘었으며, 일반 폭염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바다로부터의 수증기 유입 증가와 도시화로 인한 열섬 현상, 농업용 관개 확대 등 인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러한 폭염은 땀의 증발을 억제해 체온 조절을 어렵게 하고 노동 생산성과 건강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반면 중앙아시아·서아시아 등 건조 지역에서는 수분 공급이 제한된 환경 탓에 주로 기온만 치솟는 '건조 폭염'이 강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 기간 건조 폭염 발생일이 연평균 2.05일 증가했는데 이는 지역 내 수분 부족과 약한 수증기 수렴 현상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연구팀은 이 같은 지역별 폭염의 차별적 양상이 사회적 대응 전략에도 직접적인 함의를 갖는다고 밝혔다.
몬순 지역에서는 온도와 습도가 동시에 높아 인체의 생리적 한계를 넘어설 위험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보건·노동 분야의 안전망 강화와 취약계층 보호 정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반면 건조 지역은 극단적인 고온 현상이 농업 생산성과 수자원 관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이에 초점을 맞춘 기후 적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윤진호 교수는 "같은 온도 상승이라도 지역의 기후 특성에 따라 폭염의 양상이 달라진다"며 "아시아의 폭염 양상은 지역적 특성이 매우 뚜렷한 만큼 몬순 지역과 건조 지역을 구분해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는 윤진호 교수와 박진아 박사가 주도하고 KAIST 김형준 교수, 세종대학교 정지훈 교수, APEC기후센터 문수연 박사 등이 참여했다. 국제학술지 '기후변화'(Climatic Change)에 10월 14일 온라인 게재됐다.
kanjo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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