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목격자' 옛 전남도청 회화나무 '손자목' 청와대에 이식될까
후계목과 삽목된 복제나무 14그루 'DNA' 동일
광주시, 시립수목원 관리 여부·기념식수 지정 등 논의
-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1980년 '5월 광주'의 현장에 있던 옛 전남도청 앞 회화나무 후계목과 광주 교사들이 가지를 옮겨 심은 복제나무의 유전자(DNA)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광주시에 따르면 국립산림과학원은 이날 광주시가 DNA 분석을 의뢰한 시료 대부분이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에 위치한 회화나무 후계목의 DNA와 일치한다는 검사 결과를 전달했다.
시는 지난달 회화나무 후계목 1그루와 복제나무 15개 사이의 DNA 비교를 의뢰했다.
검사 결과 복제나무 중 14그루는 회화나무 후계목과 DNA가 일치했다. 해당 나무들은 올해 삽목된 것들이다. 지난해 삽목된 1그루는 DNA가 불일치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전남도청 현장을 지키던 회화나무는 지난 2012년 태풍 볼라벤으로 인해 뿌리째 뽑혀 고사했다.
다행히 한 시민이 해당 회화나무에서 채취한 후계목을 기르고 있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엄마목과 이 후계목의 DNA가 일치한다고 공식 인정했다.
DNA 일치 판정을 받은 후계목은 2014년 엄마목을 대신해 옛 전남도청 앞에 식재됐다. 인근엔 회화나무 소공원도 조성됐다.
이후 회화나무 이야기는 노래와 뮤지컬, 그림책 등 다양한 교육자료로 활용됐다.
이 후계목의 가지치기 과정에서 나온 가지를 옮겨 기르던 이해중 광주 빛고을초등학교 교사는 올해 5·18민주화운동 기념행사 유공자 포상식에서 "5·18 회화나무 손자목(후계목의 가지를 삽목한 복제나무)을 청와대에 옮겨 심자"고 제안했다.
회화나무 소공원에는 후계목 이외에도 7주의 일반 조경용 회화나무가 식재돼 있다.
광주시는 회화나무 소공원에 후계목 이외에도 7주의 일반 조경용 회화나무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교사들이 후계목 가지를 삽목한 복제나무의 DNA와 후계목의 DNA를 정확히 확인할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
시는 DNA 검사 '일치' 결과를 국가유산청에 전달할 예정이다. 복제나무들을 광주시립수목원으로 옮겨 관리할지, 교사들에게 현재처럼 관리를 맡길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국가유산청이 대통령실 등 중앙정부에 5·18 회화나무 후계목 복제나무의 청와대 이식 등을 내부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복제나무들은 올해 삽목된 것으로 크기가 크지 않아 당장 식재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기념식수 지정 등은 추후 논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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