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구봉산 골프장 18홀로 축소되나…토지 매입 난항

감정가 2~3배 요구…사업자 "토지매입 후 9홀 추가 공사"

광양 구봉산관광단지 조감도

(광양=뉴스1) 서순규 기자 = LF리조트가 추진 중인 광양 구봉산관광단지 내 골프장이 당초 27홀에서 18홀로 축소될 처지에 놓였다.

전남도로부터 골프장 27홀을 골자로 한 '광양 구봉산 관광단지 지정 및 조성계획 승인'을 받았으나 토지매입에 난항이 지속되면서 우선 18홀만 추진할 계획이다.

5일 광양시와 LF리조트에 따르면 구봉산 관광단지는 황금동·황길동 일원 207만 2623㎡에 총 3700억 원을 투입해 콘도미니엄 220실, 대중형 골프장 27홀, 휴양 문화시설 13종 등을 갖춘 대규모 관광휴양 시설을 2030년까지 조성하는 대규모 민간투자 프로젝트다.

구봉산 관광단지는 2017년 'LF스퀘어 광양점' 개장에 따른 지역협력사업으로, 2019년 관광단지 사업 추진을 위해 설립한 현지법인 LF리조트가 사업제안서를 제출하면서 본격화됐다.

2020년 11월에는 전남도와 광양시, 민간투자자가 투자협약을 체결했으며, 2022년 3월에는 권역계획인 '제7차 전남권 관광개발계획'에 신규 관광단지로 반영됐다.

광양시와 LF리조트는 인허가 기간 단축을 위해 '관광단지 지정과 조성계획 승인'을 동시에 추진해 사업에 속도를 높였다.

영산강유역환경청과 문화체육관광부, 산림청 등 관계기관의 행정절차도 완료했다.

전남도에 '광양 구봉산 관광단지 지정 및 조성계획 승인' 신청서를 제출한 지 2년 4개월 만에 승인을 얻으면서 모든 행정 절차를 완료하고 본격적인 착공만을 남겨뒀다.

LF리조트가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이후 광양시도 '행정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전담팀을 구성해 토지 매입 대행, 진입도로 개설, 투자 애로사항 해소 등 구봉산 관광단지 조성에 힘을 실었다.

조금이라도 더 일찍 구봉산 관광단지의 완공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다보니 일각에서 특혜시비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구봉산관광단지 조성을 위한 토지매입에 난항을 겪으면서 당초 계획보다 사업이 늦어지고, 규모도 축소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특히 구봉산관광단지의 핵심사업 중 하나인 골프장 건설이 27홀에서 18홀로 축소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구봉산 관광단지 총면적 중 사유지가 97.12%(201만 2876㎡)를 차지하며, 나머지 2.88%(5만9747㎡)는 국공유지다.

현재 사유지 기준 토지매입률은 약 90%로 남은 10% 정도가 감정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어 토지 매입이 난관에 봉착했다.

이들은 1980년대 광양제철소 및 광양항 개발 당시 기획부동산으로 토지를 매입한 소유주들로 현재 감정가가 과거 매입가보다 낮다며 2~3배, 많게는 10배를 더 요구하고 있다.

또한 일부 토지소유주들은 본인 소유 부지를 사업 구역에서 제척해 줄 것을 요구하거나, 건축물 착공 신고 등으로 사업 진행을 방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토지도 양도소득세 부담, 압류·근저당 설정, 이민, 미등기 토지 등의 사유로 매입을 방해하고 있다.

LF리조트 관계자는 "골프장 착공을 손꼽아 기다리는 시민들 때문에 마냥 기다릴 수 없어 토지가 확보된 18홀을 먼저 착공한다"며 "토지가 확보되거나 중앙토지수용위원회와 협의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그때 9홀 공사를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앙토지수용위원회와 토지매입을 위한 공익성 협의 등 진행절차가 복잡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 같다"면서 "토지매입 문제가 복잡하게 꼬일 경우에는 18홀만 운영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s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