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호남선 차별 마라"…광주시민사회·정치권 '불공정 해소' 촉구

주말 증편 경부선 21회·호남선 1회…운행횟수·좌석 불균형 극심
주말·피크시간 증편 요구…KTX·SRT 통합 주장도

강기정 광주시장이 23일 광주송정역 앞에서 열린 '지역 차별과 불공정 해소를 위한 KTX 호남선 증편 촉구 결의대회'에 참석해 뷸균형 해소를 촉구하고 있다. 2025.9.23/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고속열차(KTX) 호남선 운행 차별 논란을 두고 '불공정 해소'를 촉구하는 지역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광주시는 시의회, 5개 자치구, 광산구의회, 시민 등과 함께 23일 광주송정역 광장에서 'KTX 호남선 차별·불공정 해소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KTX 운행 개선안을 정부에 건의했다.

결의대회에는 강기정 시장을 비롯해 서용규 광주시의회 부의장과 시의원들, 박병규 광산구청장, 김명수 광산구의회 의장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KTX 호남선 운행 차별이 극심하다"며 즉각적인 개선을 요구했다.

광주시에 따르면 호남선과 경부선은 KTX 운행 배차 횟수뿐만 아니라 차량 규모(공급 좌석)에서도 차이가 크다.

평일 기준 1일 KTX 운행 횟수는 호남선 55회, 경부선 115회로 2배 넘게 차이가 난다. 경부선의 열차 공급 좌석은 9만 9001석으로, 호남선(3만 7573석)보다 2.6배 많다.

KTX 이용객이 많아지는 주말(금~일)에는 경부선과 3배 차이로 벌어진다.

주말 경부선 KTX는 1일 21회 증편하지만, 호남선은 1회 증편에 그친다. 하루 중 이용객이 가장 많은 오전 7∼9시, 오후 5∼7시 '피크시간대'에도 경부선은 주말에 4회 증편되지만, 호남선의 증편은 없다.

이로 인한 주말 공급 좌석은 경부선의 경우 1일 11만 7947석으로 평일 대비 1만 8946석(19.1%) 늘어나는 반면, 호남선은 3만 8960석으로 평일 대비 1387석(3.7%)에 불과해 주중보다 차이가 더 커진다.

차량 편성에서도 차이가 난다. 경부선은 편당 좌석 수가 많은 'KTX-1'(955석)과 신형인 '청룡 열차'(515석)를 집중 투입하는 반면 호남선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은 'KTX-산천'(375석)이 투입된다.

이 때문에 평균 이용객이 4만 명을 넘어서는 주말, 호남선 KTX를 타려면 예매 전쟁을 벌여야 한다.

광주 지역사회와 정치권은 정부와 코레일에 조속한 개선을 요구했다. 광주시는 실현 가능한 3단계 해법도 제시했다.

단기적으로는 주말과 명절, 피크시간대만이라도 좌석이 많은 KTX-1을 투입하거나 KTX-산천 열차 2대를 연결한 중련열차(758석)를 운행해 좌석 공급을 늘려달라고 요구했다.

또 서대전을 경유하는 열차를 수요가 많은 호남고속 열차에 대체 투입해 줄 것도 요청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평택~오송 2복선화가 완료되는 2028년에 맞춰 호남선 선로용량을 16회 이상 확보하고, 신규 도입되는 KTX-청룡 열차를 호남선에 우선 배정해 달라고도 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호남선 KTX 증편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민생과제고 불공정 운행 해소는 국민 이동권 보장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호남인들의 절실한 요구에 실행 가능한 정책으로 응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호남선의 만성적인 좌석 부족 해결을 위해 KTX와 SRT 고속철도 통합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노총 광주본부와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등은 전날 광주송정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장 빠르고 확실한 해법은 KTX와 SRT의 통합"이라며 "이 경우 전국적으로 열차 운행이 약 20회 늘어나는데 수서~광주 송정 구간은 하루 약 4000석, 현행 대비 23% 좌석이 추가된다"고 주장했다.

또 "고속철도 통합은 SR의 철도사업을 코레일이 양도받는 절차와 시스템 통합, 안내 기간을 포함해도 6개월이면 충분해 복잡하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며 "새 노선 개통보다 훨씬 간단한 만큼 내년 설에는 반드시 시민들이 통합열차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KTX와 SRT의 교차 운행에 대해서는 중복비용만 키우는 '눈속임'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nofatejb@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