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팔순 어르신들 꾹꾹 눌러 쓴 시·그림…전국 시화전 수상
돌아가신 부모님 그리워한 '말로 다 못해요'·'어머니'
김한종 군수 "배움의 기쁨 누구나 누리도록 지원 꾸준히"
- 서충섭 기자
(장성=뉴스1) 서충섭 기자 = "말로는 다 못해요. 하늘이 맑으니 밤되면 여러 생각. 이 나이에 친정 어머님, 아버님 생각. 어렵던 그 시절 얼마나 고생하셨어요. 4월 그믐날 모심다가 논두렁에 누어 말한마디 못하고 세상 떠나신 우리 어머니."
전남 장성의 팔순 어르신들이 한 평생의 애환을 한 자 한 자 눌러쓴 시와 그림이 전국 시화전서 상을 받았다.
23일 장성군에 따르면 장성읍의 황영애 어르신(83·여)과 진원면의 최정혜 어르신(85·여)이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주최한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에서 수상했다.
황 어르신은 전남도의의회 의장상, 최 어르신은 전남도교육감상을 받았다.
황영애·최정혜 어르신은 장성군 '마을로, 가정으로, 디지털로 찾아가는 한글교실'을 통해 글을 배웠다. 문해교육사가 경로당, 마을회관, 가정 등을 직접 방문하는 성인문해교육 프로그램이다. 현재 25개 지역 200여 명의 어르신과 결혼 이민자들이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황영애 어르신의 수상작 '말로는 다 못해요'는 늦은 밤 친정 어머니와 아버지를 떠올리며 느낀 애틋한 감정과 건강하게 자란 자식들을 자랑스러워하는 마음을 담았다.
최정혜 어르신의 '어머니'는 글쓴이를 아끼고 사랑해 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정갈한 글씨로 녹여냈다.
장성군은 4년 연속 시화전 수상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김한종 군수는 "누구나 배움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성인문해교육 지원을 꾸준히 확대해 가겠다"며 축하했다.
zorba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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