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최대' 호텔, 대출이자 못갚아 폐업 위기…강제 집행 반발
'건물 인도 소송' 승소 신탁사, 호텔 외부에 가벽 설치
"대출연장 기회조차 없어" vs "지난 3월 영업금지 가처분"
- 김태성 기자,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김태성 최성국 기자 = 광주 도심 최대 규모의 객실을 갖춘 호텔·예식장이 대출 이자를 갚지 못해 준공 2년도 되지 않아 폐업 위기에 몰렸다.
신탁사는 22일 호텔 출입을 막기 위해 건물 주변에 2m 상당의 출입 방지막을 설치하는 등 사실상 강제 집행에 나섰다.
투숙객이 머무는 가운데 출입을 막기 위한 가벽이 설치되자 호텔 측은 '해도 해도 너무한 강제집행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다.
A 호텔은 지난 2021년 B 신탁사를 통해 510억 원, 은행을 통해 200억 원의 PF대출을 받아 광주 상무지구 한복판에 지하 5층, 지상 25층, 객실 270개 규모의 호텔·웨딩홀을 조성했다. 건물은 지난해 2월 공사를 마쳤다.
하지만 코로나19 등으로 경영난을 겪으며 대출 이자 등을 지급하지 못했고, 신탁사는 대출금 미상환에 영업정지 가처분, 건물 인도 등 줄소송을 냈다.
이달 중순 건물 인도 소송에서 승소한 신탁사는 이날 오전 용역사를 보내 강제 집행 차원에서 건물과 인도 사이에 2m 높이의 가벽을 설치했다.
호텔 대표 C 씨는 "현재 투숙객이 다수 머무르고 있고 주말에도 결혼식이 예약돼 있다"며 "12월 말의 예식 예약은 취소했으나 코앞의 결혼식은 진행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신탁사에 요청했으나 아무것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무분별한 강제 집행이 이뤄지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어 "신탁사는 광주시에 공매 진행 사실을 알리면서 세계양궁대회 객실 예약, 연회 행사를 취소하고 호텔 입구에 영업정지 가처분 공고문을 부착하는 등 명백한 영업 방해 행위를 지속해 예식·예약의 50% 이상이 취소됐다. 이 때문에 도저히 대출금을 상환할 수 없었다"고 호소했다.
C 씨는 "현재 4개 업체에서 호텔 매수 의향을 보내 현장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매매 시 이자를 충분히 회수할 수 있음에도 신탁사가 자경공매를 통해 헐값에 처분하려 한다"며 "거액의 대출 알선 수수료와 이자 수익을 챙기면서 모든 리스크는 위탁자에게만 떠넘겼다. 이 같은 행위는 신탁제도의 본래 목적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반면 신탁사 측은 "지난해 7~8월 대출 만기가 도래한 장기 채권을 관리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명도 소송 결과가 나왔고, 호텔 측의 무단 점유 해소, 건물 관리 차원에서 펜스를 설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탁사 측은 "영업금지 가처분도 올해 3월에 났다. 호텔 측이 주장하는 업무 방해 부분도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지자체에 해당 사실을 알린 것일 뿐"이라며 "대출 만기, 이자 미지급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탁사도 도리가 없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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