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민 "내 표 안 아깝다"…'취임 100일' 李대통령 호평

[李대통령 100일] 외교·복지 성과
"민주당 협치·지역 현안 구체화는 아쉬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25일 광주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에서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미팅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25/뉴스1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100일'을 앞두고 여권의 최대 지지기반인 광주 지역민들은 국정운영에 대해 대부분 '긍정 평가'를 내렸다.

지역민들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 외교 분야와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등과 같은 복지 확대 정책에 박수를 보냈다.

지난 5일 광주 서구 유·스퀘어 버스 터미널에서 만난 대학생 오한빛 씨(25·여)는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는데 최근 한미 정상회담을 보고 처음으로 '내 표가 아깝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의 평화 정책에 동의하면서 적극 협력하겠다고 하는 대목을 보면 미 대통령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 보였다. 내줄 건 내주고 얻을 건 얻어오는 실용 외교가 빛을 발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미 이민 당국의 대대적인 단속으로 조지아주의 한국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이 300명 넘게 체포된 사태와 관련해서도 이재명 정부를 향한 신뢰를 엿볼 수 있었다.

40대 직장인 A 씨는 "우리 정부가 현지 공관 중심의 대책반을 출범하는 등 재빠르게 대응하는 것을 보면 이번 사태도 슬기롭게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 이 대통령은 6일 이번 사태에 대해 주미국대사관과 주애틀랜타총영사관을 중심으로 총력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

복지센터에서 근무 중인 김송미 씨(40·여)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소비쿠폰 지급으로 경제에 활력이 돌지 않았느냐"며 "특히 복지의 그늘에 있던 분들에게는 더운 여름 외식 한 번이 소중한 기회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고독사나 복지 사각지대 위기가구에 대한 정부의 관심도 높은 것 같다. 아무래도 이 대통령이 어려운 유년 시절을 보냈기에 공감도가 높은 것이 아닐까 싶다"며 "경제 발전도 중요하지만 소외계층에 대한 정책도 계속해서 발굴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안성협(35)·김슬(31·여) 부부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달리 정말 일을 열심히 하고 적극적인 대통령인 것 같다"며 "매일 새로운 정책과 발전 방향이 제시돼 뉴스를 볼 맛이 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 등 지역의 미래 먹거리에도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복합쇼핑몰이나 문화시설 등도 설립해 수도권과 삶의 질 차이가 나지 않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밖에도 시민들은 △상습 세금 체납자에 대한 전수조사 실시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 사면·복권 △대선공약이었던 주 4.5일제 도입 구체화 등을 이유로 이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이 지난 5월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5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후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5.1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다. 얼마 전까지 더불어민주당 당원이었다고 밝힌 이창선 씨(33)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게 나왔지만, 민주당의 지지율은 떨어졌다"며 "이는 민주당이 지난 100일간 대통령을 잘 받쳐주지 못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어 "당 대표 선거를 둘러싼 민주당 내부 잡음과 '강경파' 정청래 대표로 인한 중도층의 이탈 등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남은 4년여의 세월은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당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공무원이라는 30대 B 씨는 "이 대통령이 광주·전남 발전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전남 의대' 설립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도 없다"고 했다.

그는 "2030년 개교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때는 이미 정권 말기다. 임기 내 완벽하게 마무리를 짓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자신을 국민의힘 지지자라고 밝힌 60대 C 씨도 "계엄이 왜 일어났나. 민주당의 입법 독재로 일어났는데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협치가 없다"며 "지난 100일의 모습도 예전과 같았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 등 논란이 있는 인사를 등용하려고 하니 실망감이 크다"고 말했다.

brea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