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확산 막을 설비 점검 안 했다"…금타 광주공장 공장장 등 4명 송치

화재 원인 '산업용 전기 오븐'…5년간 화재 17회 발생
연기·불꽃 감지기, 문 자동 폐쇄 설비 미작동으로 피해 키워

광주시 관계자들이 자치구, 건축안전 자문단과 함께 지난달 28일 화재 피해로 해체 작업 중인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정련반 해체 현장에서 기획점검을 실시하고 있다.(광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8.28/뉴스1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지난 5월 발생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대형 화재는 안전 관리 소홀에서 비롯한 인재(人災)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공장장과 소방안전관리자 등 회사 임직원에게 형사 책임이 있다고 봤다.

4일 광주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와 관련해 공장장과 소방안전관리자, 책임자 등 4명을 업무상과실치상, 업무상실화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앞서 광주경찰청은 화재 발생 이틀 후인 5월 19일 형사기동대를 중심으로 36명 규모의 수사 전담팀을 구성해 관련 자료 78점을 확보하고 공장 관계자 44명 등을 조사했다. 또 동종업체 3개소의 유사 설비를 확인하고 현장 감식을 벌여 공장 측의 과실 유무를 규명했다.

수사 결과 이번 공장 화재는 2공장 정련동 2층 마이크로웨이브 오븐(산업용 전기 오븐) 4호기에서 시작돼 건물 전체로 확산 후 2공장 시설 대부분을 태운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오븐에서는 최근 5년간 17회 불이 났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올해만 5번의 불이 났음에도 금호타이어 측은 정밀한 원인 분석과 점검, 위험성 평가 등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 대책을 수립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관련 합동 감식이 진행되고 있는 지난달 20일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해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5.8.20/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또 오븐 장치 주변 소화·확산 방지 설비는 물론 연기·불꽃 감지기, 문 자동 폐쇄, 이산화탄소 자동·수동 분사 소화장치, 방화셔터 등을 제대로 점검·관리하지 않은 탓에 해당 설비가 정상 작동되지 않은 점도 확인됐다.

방송과 화재 경보시스템이 일부 장소에 누락돼 신속히 화재 사실이 전파되지 않았고, 뒤늦게 이를 인지하고 대피하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중상을 입었던 점도 수사 결과 드러났다.

소방과 안전 교육·훈련도 일부 직원들에 대해서만 형식적으로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공장 측이 화재 발생과 인명 피해 가능성, 위험성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상태에서 필요한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월 17일 오전 7시 11분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정련공정 내 오븐 장치에서 스파크가 튀면서 불이 났다.

이 불로 2공장 50~60%가 탔고, 20대 직원 1명이 대피 도중 추락하면서 중상을 입었다. 불을 끄던 소방대원 2명도 다쳤다.

brea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