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 폭발음 후 사람들 쓰러져"…광주 도심 가스 누출에 '혼비백산'

12층 규모 메디컬센터 지하주차장…7명 이송·80명 대피

26일 이산화탄소 설비 파손으로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한 광주 서구 농성동 한 의료기관 주차장에서 소방당국이 가스 배출작업을 하고 있다. 2025.8.26/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펑' 하고 터지는 소리가 나서 지하로 내려갔어요. 사람이 쓰러져 있길래 놀라 신고했는데, 그 뒤로는 기억이 없어요."

26일 오후 2시 광주 서구 농성동의 한 12층 규모 메디컬센터 앞.

건물 안으로 소방대원과 장비가 끊임없이 드나들었고 건물 밖은 대피한 직원과 환자들이 소방관, 구급대원들과 뒤엉켜 혼란스러운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11시 23분쯤 해당 건물 지하 주차장 내 이산화탄소 가스 배관이 파손되는 사고가 났다.

가스 유출로 건물 내부에 있던 80여 명이 긴급 대피하고 7명이 병원에 이송됐다. 병원으로 이송된 환자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전해졌다.

건물에서 빠져나온 사람들은 인근 건물 계단에 주저앉아 어지럼증 등을 호소했고, 구조대원들은 환자 상태를 일일이 확인하는 등 현장 수습에 여념이 없었다.

이들은 "많이 메스꺼웠는데 지금은 좀 덜하다" "머리 아픔이 가시질 않는다"고 했다.

26일 이산화탄소 설비 파손으로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한 광주 서구 농성동 한 의료기관 주차장에서 소방당국이 가스 배출작업을 하고 있다. 2025.8.26/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최초 신고자이자 3번째 구조자인 건물 관리인 A 씨(70)도 어지럼증을 호소하고 있었다.

그는 "'펑' 하는 큰 소리가 나서 지하로 내려갔는데 사람이 쓰러져 있더라"며 "깜짝 놀라 112에 신고한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 이후로는 나도 쓰러져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해당 건물 미화 담당인 B 씨는 동료들이 전부 병원에 이송된 탓에 발을 동동 굴렀다. 그는 "지하에 휴식 공간이 있는데, 거기 있던 동료 2명이 가스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다"며 "별일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산화탄소 가스 배관은 화재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설치된 장치로, 사고에 앞서 해당 건물에선 설비 점검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 당국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brea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