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 25% 감축' 추진에 국내 최대 석화산단 여수 촉각

국내 전체 생산량 42% 차지…연말까지 자구책 마련해야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여천NCC 3공장 앞. 뉴스1 ⓒ News1 김동수 기자

(여수=뉴스1) 김동수 기자 = 정부가 나프타분해설비(NCC) 생산량을 대폭 감축하기로 하면서 생산시설이 집적해 있는 전남 여수국가산단 안팎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규모와 생산 능력을 고려하면 여수산단의 감축량이 가장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26일 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말까지 국내 3대 석유화학(석화) 산업단지인 전남 여수와 충남 대산, 울산 등에서 NCC 설비를 감축하는 방안을 내놨다.

최대 370만 톤을 줄이겠다는 게 골자인데 이는 국내 NCC 총생산량(1470만 톤) 중 25%에 달하는 수치다.

국내 최대 석화 산단인 여수산단 내 기업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연간 여수의 에틸렌 생산량은 627만 톤으로 대산(478만 톤), 울산(176만 톤)의 생산량을 합한 것에 조금 못 미친다. 국내 전체 생산량의 42%를 여수에서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단순 수치로만 분석해 감축량을 예단할 순 없지만, 업계 최대 규모인 점과 설비 노후화 등을 감안하면 여수산단이 가장 큰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기업별로 규모와 상황이 다르고 유기적인 구조 특성상 산단 별로 조정 논의가 이뤄질 수 있는 점 등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설비 매각이나 기업 간 통폐합 논의가 물밑에서 조심스럽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 한 관계자는 "각 기업과 산단마다 처해있는 상황이 다른데 규모와 생산성만 놓고 설비 감축을 추진하진 않을 것"이라며 "막판까지 끈질긴 협상 과정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뉴스1

여수산단은 여천NCC와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GS칼텍스 5곳에서 NCC 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장기간 이어진 적자로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해외 매각을 추진했으나 무산되기도 했다.

업계 측은 정유사와 손잡고 원재료인 나프타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NCC 25% 감축 실현을 위해선 여수산단 석유화학과 정유사 간 통합이 빠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석화 산업 재편 방향'에서 업계 스스로 생산 감축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때 금융 등 지원책을 풀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여수산단을 비롯한 석화 업계는 연말까지 자발적인 사업 재편 계획을 마련해 공개할 계획이다.

kd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