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성추행' 외국인 인도적 체류허가 거부는 '부당'

예멘 국적 A 씨 출입국사무소에 '내전 이유' 체류 허가 요청
'성범죄' 전력 거부에 행정 소송

광주지방법원별관의 모습./뉴스1 DB ⓒ News1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중대하지 않은 형사처벌을 이유로 인도적 체류 허가를 내주지 않는 건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김정중)는 예멘 국적 A 씨가 광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를 상대로 제기한 '인도적 체류 허가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 대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25일 밝혔다.

법원은 광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가 지난 2022년 A 씨에게 내린 인도적 체류 허가 거부처분을 취소하도록 했다.

단기 방문 체류자격으로 입국한 A 씨는 '예멘이 내전 상황이라 귀국할 경우 생명과 신체의 위협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인도적 체류 허가를 신청했다.

사무소 측은 A 씨가 우리나라에서 성범죄를 저질러 강제퇴거 대상자가 돼 난민협약의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고 봤다.

A 씨는 앞서 지하철에서 강제추행을 한 혐의로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헌법과 국제조약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고문 등 비인도적 처우나 처벌 등으로 인해 생명·자유를 현저히 침해당할 수 있다고 인정할 만한 근거가 있는 외국에 대해 강제로 송환하지 말아야 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출입국관리법상 규정은 일반 외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 또는 강제퇴거의 사유에 관한 것으로 인도적 체류 허가를 신청한 외국인에 대한 배제 사유로 볼 근거는 없다"며 "출입국사무소가 해당 규정을 들어 원고에 대한 인도적 체류 허가를 임의로 거부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입국사무소가 처분 사유로 든 원고의 형사 범죄 전과는 비록 성폭력 범죄이기는 하나 사안이 비교적 중대하지 않은 국내 범죄에 해당, 난민인정의 배제 사유나 강제송환 금지의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