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동부권 중심도시 여수의 위기…관광·인구·경제 모두 흔들

옆 동네 순천으로 코스트코 입점·여수MBC 이전
도시 경쟁력·미래비전 약화…"변화·혁신 필요"

전남 여수시 국동항 전경. 뉴스1

(여수=뉴스1) 김동수 기자 = 전남 동부권의 중심도시였던 여수시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인구 감소세가 지속되고 관광객 역시 주는 데다 여수산단을 중심으로 경기침체가 심화하고 있다. 여기에 '옆 동네'인 순천과 비교해 도시 경쟁력과 미래 비전도 떨어진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순천 선월지구에는 외국계 창고형 할인매장 코스트코 입점이 추진 중이다. 일부 용지 변경에 따라 건축 심의와 상권 영향평가 등 행정 절차를 거쳐 2027년까지 입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수MBC는 사실상 순천 이전을 확정 지은 모양새다. 여수MBC 측은 △사옥 노후화에 따른 안전 우려 △디지털 시대 콘텐츠 위기 극복 등을 해소하기 위해 이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여수지역을 찾는 관광객은 올해 1분기 238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42만명) 대비 4만 명이 감소했다. 지난해 2분기 307만 명, 3분기 304만 명, 4분기 264만 명 등으로 갈수록 줄고 있다.

여수 지역의 경우 높은 집값과 취약한 의료 등의 문제로 인구가 외부로 빠져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동부권 주요 도시인 순천과 여수, 광양 세 도시의 인구 분포를 비교하면 최근 10년간 순천과 광양의 경우 인구수가 오르락내리락하는 반면 여수는 2014년 29만 명이던 인구가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며 26만명 선까지 떨어졌다.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전경. 뉴스1

여기에 여수 경제의 주춧돌이자 견인차 역할을 해온 산단이 불황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면서 지역도 함께 침체하는 상황이다.

석유화학의 기초 원료인 에틸렌 생산량이 높은 여천NCC가 3년간 8200억 적자로 부도 위기(디폴트)에 내몰렸다가 모기업인 한화와 DL의 긴급 지원으로 가까스로 디폴트를 면하는 등 중국발 저가 공세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업계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에 소재한 유명 음식점이나 호텔이 최근 잇따른 불친절과 비위생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 대대적인 쇄신과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여수시의원은 18일 "옆 동네는 문화콘텐츠·우주·바이오 등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속도감있게 나아가는 반면 여수는 섬박람회라는 큰 행사를 앞두고 예산, 콘텐츠, 접근성 부족 등의 숙제로 여전히 성공 개최는 안갯속"이라며 "모든 분야를 총망라해 뼈를 깎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진단했다.

여수시 관계자는 "한 해 관광객 1000만 명 이상이 찾은 여수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해명했다.

kd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