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지 침수 때마다 화살…'극한호우'에 고달픈 농어촌공사

농경지 배수펌프, 극한 수량 처리 한계
"하천 정비로 자연배수 역량 높여야"

침수된 농경지.2025.7.17/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나주=뉴스1) 박영래 기자 = 지난달 17∼19일 최대 508.5㎜의 극한호우가 내린 전남 나주에서는 농경지 침수피해가 잇따랐다. 다시면 257㏊, 동강면 215㏊, 공산면 201㏊ 등 영산강권역 농경지의 침수 피해가 컸다. 농민들은 이 같은 피해의 원인을 농어촌공사의 배수펌프장 관리 소홀로 돌린다.

당시 누적강수량 426㎜를 기록한 광주 북구 용전동에서도 농경지 130㏊가 침수됐는데 역시나 배수펌프장의 뒤늦은 가동이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됐다.

농어촌정비법에 따라 농업기반시설 유지·관리를 책임지는 한국농어촌공사가 반복되는 극한호우에 배수관리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일각에선 지방하천 정비를 통한 자연배수 능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지적이다.

5일 농어촌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전국적으로 배수장 1088개소, 양수장 3912개소, 저수지 3426개소를 관리하고 있다.

저수지의 경우 집중 호우에 대비해 더 많은 물을 저장할 수 있도록 저류공간을 선제적으로 확보한다. 홍수기에는 저수지별 적정한 관리수위를 유지하면서 집중호우가 예보될 때 저수지 물을 추가로 방류해 수위를 조절한다.

하지만 자연 하천의 경우 예상치를 뛰어넘는 폭우가 쏟아지면 저수지처럼 인위적인 관리가 쉽지 않다.

평소에는 배수문을 열어 자연 배수하고 외수위가 높아지면 수문을 닫고 배수장을 가동한다.

하지만 극한호우가 이어지면 배수장을 정상 운영하기가 어렵다. 특히나 하천수위의 급격한 상승으로 배수장이 침수되고 전력마저 차단되면 대규모 침수 피해를 피할 수 없게 된다.

기존 배수시설의 노후화나 낮은 설계빈도로 배수시설이 있는 지역도 침수피해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지난 3일 무안공항에 설치된 자동기상관측장비(ASW)에는 1시간 동안 142.1㎜의 기록적인 호우가 내린 것으로 기록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는 200년에 한 번 내릴법한 역대급 폭우였다.

공사 관계자는 "배수장 능력을 100년 빈도 등 무한정으로 설계기준을 상향하면 좋겠지만 유지관리나 예산의 효율적 집행 등의 문제가 발생해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퇴적으로 지방하천이나 소하천이 주변 농경지보다 높아지면서 자연배수가 원활하지 못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공사 관계자는 "지방하천 정비를 통해 자연배수 역량을 키우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