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5·18 회화나무 청와대 이식은 오해…손자묘목 보내자는 것"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5·18 목격자'로 불리는 옛 전남도청 앞 회화나무 청와대 이식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광주시는 '손자 묘목을 심자는 것'이라며 '오해'라고 설명했다.

광주시는 1일 입장문을 내고 "옛 전남도청 앞 회화나무 관련 오해를 바로잡고자 한다"며 "회화나무 이식은 옛 전남도청 앞에 자라고 있는 '회화나무'가 아니라 그 나무를 가지치기해 자란 '손자 묘목'을 청와대에 보내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시는 "지난 7월 28일 제45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행사 유공자 포상식에서 광주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2년 전 '자식 나무'를 삽목해 기르던 '손자 묘목'을 청와대에 옮겨심자고 제안했다"며 "광주시도 동일한 내용으로 허민 국가 유산청장에게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광주시에 따르면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의 마지막 항전지였던 옛 전남도청 앞을 굳건히 지키던 회화나무는 2012년 태풍 볼라벤으로 뿌리째 뽑혀 고사했다.

당시 회화나무 아래서 자라던 묘목을 키워오던 한 시민이 고사 소식을 듣고 "'아들 나무'를 기르고 있다"며 후계목으로 기증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의 조사 결과 DNA가 일치해 어미 나무와 자식 나무로 공식 인정받았고 후계목은 2014년 옛 전남도청 앞에 심었다.

이후 이 회화나무 이야기를 노래, 뮤지컬, 그림책 등 다양한 교육자료로 활용하던 광주시 실천교육교사모임은 회화나무 보급을 위해 2023년 자식 나무의 가지를 삽목했고, 일부 성공해 묘목으로 길렀다. 삽목은 가지를 잘라 토양에 심어 뿌리를 내리게 한 후 키우는 방식이다.

'회화나무 기증 식재'를 제안한 이해중 광주 실천교사모임 회장은 "청와대 개방에 맞춰 삽목한 묘목을 청와대에 기증·식재하고자 광주시에 제안을 드린 것"이라며 "현재 회화나무를 청와대로 이식하자는 건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앞으로 회화나무의 역사적 의미와 상징성을 고려해 '자식 나무'의 묘목인 '손자 묘목’을 이식할 수 있는 시점에 묘목 소유 교사, 시민사회단체, 회화나무를 사랑하는 시민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검토·추진할 계획"이라며 "현재의 회화나무는 5·18 최후항쟁지를 영원히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nofatejb@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