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 중단됐다더니"…광주천 물놀이장 시민들로 '북적'

폭우 피해로 잠정 폐쇄…통제선 안에서 피서 삼매경

광주 동구 광주천 물놀이장에 '운영 잠정 취소'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하천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2025.7.27/뉴스1 ⓒ News1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27일 오후 광주 동구 용산동 광주천 물놀이장.

입구 난간에 '폭우 피해로 물놀이장 운영 잠정 취소'를 알리는 노란색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하천진입로는 노란색 소방통제선으로 둘러쳐졌지만 물가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물이 얕게 흐르는 돌밭 사이로 아이들이 뛰어들고 부모들은 그늘에 자리를 잡고 더위를 식혔다.

체감온도 35도를 넘는 폭염 속에서 운영이 중단된 물놀이장은 사실상 개방된 피서지였다.

광주 서구에서 온 30대 고은영 씨는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방문했다.

고 씨는 "맞벌이 가정이라 도심 하천을 자주 찾게 된다. 작년엔 형광 조끼 입은 안전요원이 있었는데 오늘은 없다"며 "대신 통제선이 있으니 더 자주 아이를 쳐다보게 된다"고 말했다.

현수막에는 '주변 산책로 파손 등으로 시민 안전을 고려해 하절기 운영을 전면 취소했다'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이날 현장에는 수영복을 입은 아이들, 물고기를 채집하는 가족, 돗자리 위에 과일과 음료를 펼친 피서객들로 붐볐다.

폭염경보가 내려진 27일 광주 동구 용산동 광주천 물놀이장에 서 시민들이 '운영 잠정 취소' 통제선을 넘어 여전히 하천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2025.7.27/뉴스1 ⓒ News1 박지현 기자

한 어머니는 통제선을 넘어 물가 근처에서 아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운영을 안 한다고만 하지 말고 어디가 위험한지, 왜 들어가면 안 되는지 좀 더 명확하게 안내했어야 한다"며 "지금처럼 현수막 하나 걸어놓고 통제선만 치면 시민 입장에선 들어가도 되는 건지 헷갈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30대 이 모 씨 커플은 근처 카페를 찾았다가 물놀이장을 둘러보러 왔다.

이 씨는 "시원해 보여서 내려와 봤는데 물살도 세지 않고 아이들도 안전하게 노는 것 같더라"며 "이 정도 상황이면 노란색 통제선을 거두고 정식으로 다시 운영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관리 인력이 사라진 자리를 시민들의 자율 통제가 대신하고 있지만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는 불분명하다.

물놀이장으로 조성된 광주천 일부 구간은 기록적 폭우로 일부 시설이 유실돼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천 피해복가 본격화되는 시점까지 물놀이장 운영은 취소됐다"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통제선을 설치한 것"이라고 밝혔다.

war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