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손찌검 오간 여수시의회 간담회…식대 74만원 법인카드로(종합)

수해 상황서 시의원들 저녁 식사 간담회 중 언쟁·몸싸움
"업무추진비 사용…민주당, 철저히 조사해야"

전남 여수시의회 전경. 뉴스1

(여수=뉴스1) 김동수 기자 = 전남 여수시의회 의원들이 저녁 식사를 겸한 간담회에서 욕설과 폭행으로 구설에 휩싸였다.

더욱이 해당 저녁 식사 결제는 시민들의 세금인 의회 법인카드로 계산한 것으로 드러나 지역사회의 비판이 거세다.

24일 여수시의회에 따르면 전날 시의회 본회의를 마치고 열린 비공식 의원 간담회(환경복지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A 의원(위원장)과 B 의원 간 언쟁이 벌어졌다.

A 의원은 간담회 자리에 늦게 참석한 B 의원을 향해 20~30분간 막말과 욕설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의원은 B 의원에게 손찌검을 했고 B 의원도 이에 맞서 몸싸움을 벌였다.

이들은 과거 상임위 자리 문제 등으로 논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B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간담회에 도착했는데 다짜고짜 (A 의원이) '네가 뭔데 오냐, 부시장을 왜 데리고 오냐'는 등 막말과 욕설을 하기 시작했다"며 "얼굴에 손을 대길래 나도 화가 나 대응했다"고 전했다.

A 의원은 "이견이 있었고 잘해보자는 의미에서 대화를 하다 그렇게 됐다"며 "죄송하다"고 했다.

간담회에는 상임위 위원 7명과 전문의원 2명, 여수시 소속 국과장 9명 등 총 18명이 참석했다. 오후 6시 30분부터 시작한 간담회는 2시간가량 이어졌다.

간담회가 끝날 무렵 B 의원과 함께 부시장이 자리에 왔고, 부시장은 인사만 하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소호동의 한 식당에서 장어와 소주, 맥주 등을 곁들였는데 식대 총 74만 9000원을 전액 업무추진비로 계산했다.

A 의원의 법인카드(연간 1200만 원 사용 한도)로 35만 원, 시청 환경녹지국장 법인카드로 39만 9000원을 결제했다.

양 기관은 각자 소속된 인원수만큼 계산했다고 전했다.

여수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기초의원과 시청 국장급 업무추진비는 시민들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지 본인들 술자리를 위한 게 아니다"며 "이번을 계기로 의회 윤리위와 민주당 당내에서도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최근 전국적인 수해로 국민이 어려운 시기라는 점에서 불필요한 음주와 부적절한 언행 자제를 17개 시도당에 공문으로 보낸 바 있다.

이 지침은 17개 시도당에 민주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광역·기초단체장 및 광역·기초의회의원)들에게 모두 전달됐다.

여수시 한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수해가 심각한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kd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