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소비쿠폰 선불카드 색상 통일…시민들 "진작 이랬어야"
차별 논란에 '스티커 부착'…공무원 야간·조근 작업 투입
-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공무원들이 밤새워 고생했네. 진작에 세심하게 했으면 이런 일 없었을 텐데."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4일 차인 24일 오전 광주 북구 두암3동 행정복지센터. 선불카드를 받으려는 시민 100여 명이 2층부터 1층까지 줄지어 서 있었다.
이날 배부된 소비쿠폰 선불카드의 색상은 전부 주홍색이었다. 전날까지 금액별로 달랐던 카드 색깔이 모두 동일해진 것이다.
이는 '액수에 따른 색상 차별' 논란을 해소하고자 광주시가 전날 오후 자치구에 스티커 부착을 지시하면서 이뤄진 조치다.
50대 여성 공무원 A 씨는 "전날 오후 10시에 스티커를 받아서 11시 30분까지 400장 가까이 붙였다"며 "앞면에 큰 스티커 1장, 뒷면엔 마그네틱을 가리지 않도록 2장씩 붙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근무시간 중에 하면 괜찮은데 밤에 하니까 피로감이 크다"면서 고단함을 토로했다.
시민들은 행정에 아쉬움을 표했다.
조숙행 씨(72·여)는 "오늘 카드가 다 똑같은 걸 보고 이상했는데 친구 카드 틈새로 파란색이 보이더라"며 "광주는 인권도시인데 '못 사는 사람티 내는 색'은 세심함이 부족한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백금순 씨(70·여)도 "아는 동생은 파란색 카드를 받았는데 이제 전부 같아져 다행"이라며 "진작 이렇게 해야 했다. 공무원들이 고생한 거 보면 안쓰럽다"고 말했다.
일부 행정복지센터에는 이미 카드를 받은 시민들이 '색깔을 바꿔달라'며 다시 찾아오는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직사회는 피로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흘간 이어진 폭우 속 비상근무와 수해 복구 지원까지 맡아온 일선 공무원들은 시의 미흡한 행정 후처리까지 감당하고 있다.
시의 지시에 따라 야간작업에 동원된 일선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으며, 광주 공무원 노조는 이번 사안에 대해 공식 성명 발표를 검토 중이다.
앞서 광주시는 배부할 선불카드를 금액에 따라 3종류로 색 구분을 뒀다. 하지만 카드 색만으로 사용자의 경제적 여건이나 개인정보를 알아차릴 수 있어 논란이 일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소득수준과 취약계층 여부를 노출한 것에 대해 강한 어조로 질타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신속한 지급을 위해 추진했으나 결과적으로 시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됐다"고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war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