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다 9선' 강필구 영광군의원 사퇴 표명 하루 만에 철회

쪽지 예산 논란에 "총대 메겠다"→"성급했다"
민주당 군의원 추태에 진보당 "사퇴쇼라는 오명"

강필구 영광군의원. ⓒ News1

(영광=뉴스1) 서충섭 기자 = 전국 기초의원 최다선인 '9선'의 강필구 전남 영광군의원이 사퇴서를 낸 지 하루 만에 철회했다.

22일 영광군의회에 따르면 강 의원은 지난 16일 사직서를 제출하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불거진 영광군의회 의원사업비 관련 논란에 군민의 실망과 분노를 누구보다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의정활동의 신뢰를 잃게 한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제 개인의 비리나 사적 이익은 없으나 정치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보고 선배로서 제가 먼저 총대를 메는 것이 도리라 여겨져 의원직 사퇴를 결심했다"며 "다시 영광군의회가 군민 신뢰를 회복하고 변화의 길로 나아가는 작은 출발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영광군의회 의원들의 '쪽지 예산'인 재량사업비 논란이 일자 이같이 행동한 것인데, 강 의원은 하루 만인 17일 "너무 성급했다. 깊이 사과드린다"며 사의를 거둬들였다.

강 의원은 "재량사업비 논란에 대해 군의원 전원이 사퇴하자는 취지로 사퇴서를 냈으나, 아무도 뒤따르지 않으면서 번복했다"고 밝혔다.

최근 영광군의회에서는 군의원들이 수 십억원의 재량사업비를 부당하게 특정업체에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12년 행정안전부가 편성 금지를 권고하며 사실상 폐지됐음에도 농어촌 환경개선사업 등으로 수억원씩 몰아줬다는 것이다.

앞서 김강헌 군의회 의장은 "책임을 통감하며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용서를 구한다"며 "의원사업비에 대해 집행부에 어떠한 요구나 관여하지 않겠다"고 더 이상의 문제제기를 원치 않는다고 선언했다.

강 의원과 김 의장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면서 진보당의 거센 비판을 낳고 있다.

진보당 영광군 지역위원회는 이날 영광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서를 제출했으나 번복해 전국적인 조롱과 비판을 자초하며 '사퇴 쇼'라는 오명을 남겼다"며 "전국 최다선인 9선 의원이 왜 갑자기 사퇴를 선언하고, 왜 이를 번복했는지, 군민의 의혹은 더욱 깊어졌다.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고 재량사업비는 전면 폐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zorba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