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인 폭우 반복…"3600억 영산강정원 조성사업 괜찮나"

이재태 전남도의원 우려 제기

물에 잠긴 영산강 저류지.(이재태 전남도의원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뉴스1

(나주=뉴스1) 박영래 기자 = 전남 나주에 지난 17일부터 사흘간 4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나주시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영산강정원 조성사업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나주시가 지역구인 이재태 전남도의원은 22일 자신의 SNS를 통해 '400㎜ 폭우 속 영산강정원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글을 올렸다.

이 의원은 "기록적인 폭우로 들녘은 물바다로 변했고 농경지와 시설물이 침수됐다. 기후위기의 시대, 이러한 극한 기상은 더 이상 예외적인 재난이 아니다"면서 "이런 점에서 최근 추진되고 있는 영산강정원 조성사업은 지금 이대로 괜찮은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선 8기 나주시는 2032년까지 3600억 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영산강 일대를 정원과 여가 공간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지난 2020년 폭우에 이어 이번 비로 사업 예정지인 영산강 저류지 일대가 다시 물에 잠기면서 사업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 의원은 "정작 계획의 중심인 영산강 저류지는 홍수 시 생명을 지키는 치수시설이며, 그 기본 기능은 엄격히 보호되고 강화되어야 할 대상"이라며 "저류지가 일상적인 여가 공간이 아니라 예상 불가능한 물의 재난에 대응하는 최후의 보루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산강 저류지는 유량의 계절 변동이 심하고 홍수 위험이 상존하는 지역이다. 따라서 수해 대비를 위한 저류지의 유지관리와 담수 능력 확충이 선행되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하천 일대를 생태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은 일견 매력적으로 들린다. 그러나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정원보다 강의 생명부터 살려야 하는 것 아닌가'이다"고 덧붙였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