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80㎜→426㎜ 물폭탄, 오전 비→햇볕 쨍쨍…기상청 예보는 왜?
기상청 전망과 5배 차이난 광주 강수량…시민들 '황당'
18일도 종일 비 예보했다 2시간 뒤 '오후부터'
-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광주·전남에 하루 새 42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지만 날씨를 예보하는 기상청은 왜 사전에 이를 알지 못했을까.
기상청은 당초 광주에 최대 8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지만 5배가 넘는 폭우가 내리면서 시민들은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봤다.
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누적 강수량은 광주(운암동) 426.4㎜를 기록했다. 광주의 평년 7월 강수량이 294.2㎜인 점을 고려하면 하루 만에 57%가 더 내린 셈이다.
호우특보가 내려진 오전 10시를 전후로 강한 비가 쏟아졌던 만큼 12시간도 채 되지 않아 한 달 강수량을 돌파했다.
광주(운암동) 일 강수량은 1989년 7월 25일 335.6㎜의 기록을 36년 만에 경신하고 역대 1위에 올랐다.
그러나 기상청은 당일 오전 5시까지 광주와 전남에 20~80㎜, 전남북부서해안은 100㎜ 이상으로 예보했다.
예보와 실강수량의 차이가 최대 5배에 달한다. 특히 오전 10시 호우특보가 내려진 지 한 시간 만에 전남 나주에서는 86.0㎜, 광주 남구는 80.0㎜에 달하는 극한 호우가 쏟아졌다.
기상청이 하루 동안 예보한 비의 양이 예보 5시간이 지난 오전 10시, 한 시간에 쏟아진 것.
시간당 최대 강수는 전남북부서해안에 30㎜ 내외의 비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었다.
예고 없는 물폭탄에 도심 곳곳이 물에 잠기거나 차량이 침수돼 시민들은 차량을 버리고 대피했다. 역사에도 물이 차 지하철이 무정차 통과하면서 대란을 빚기도 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쪽의 건조한 공기와 남쪽의 열대 수증기가 충돌하면서 많은 비가 내릴 환경이 조성됐었다"며 "당초 북부지방에 구름대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우리 지역으로 빠르게 남하해 많은 비를 뿌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강수 집중 지역을 선형으로 정확하게 예보하려 했지만 물리적 변수 등으로 집중 구역이 빗나갔다"고 부연했다.
18일에도 오전 4시 예보 당시 "오전 시간부터 종일 비가 쏟아질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지만 2시간 뒤 "낮부터 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를 변경키도 했다.
한 시민은 "예보가 아닌 중계를 하는 것 아니냐"며 "전날 갑작스러운 폭우에 너무 당황스러워 출근길을 서둘렀지만 해가 쨍쨍해 황당했다"고 토로했다.
기상청은 지난주 주말 강우도 미리 예보하지 않았었다. 일요일이었던 지난 13일 100㎜ 넘는 비가 내리면서 광주·전남의 폭염특보가 17일 만에 해제됐었다. 기상청은 전날에서야 비 소식을 알렸다.
기상청 관계자는 "전주 잦은 소나기가 예보됐지만 내리다 말다 했었다"며 "시민들이 생활하기 불편할 수 있으니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주중에 강수를 반영하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갈수록 심해지는 극한 기후 상황에 예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정확한 예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pep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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