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덮친 광주 어린이집…반복 대피 훈련에 모두 무사
점심시간 물 폭탄에도 아이들 침착하게 대피
광주 북구 한 때 시간당 60㎜ 폭우
-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대피!라고 외쳤더니 아이들이 평소 훈련 때처럼 4층으로 뛰어올라갔어요."
광주 북구청 직장어린이집 정다정 원장은 17일 낮 12시쯤 갑작스러웠던 침수 상황을 떠올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즈음 북구에는 시간당 60㎜의 안팎의 강한 비가 내렸다. 그로 인해 어린이집 입구까지 물이 차오른 상황.
하지만 정 원장은 당황하지 않고 식사 중이던 아이들에게 '대피'라고 외쳤다. 등원한 50명의 아이들은 침착하게 정 원장과 선생님의 지시를 따랐다.
정 원장은 "정오부터 밖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물이 차올라 차가 옴짝달싹 못하게 됐다"며 "너무 놀라서 밥을 먹던 중 아이들을 곧바로 대피시켰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평소 대피 훈련을 반복한 덕분인지 아이들은 동요하지 않았다.
현장에 있던 한 선생님은 "점심시간 도중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밥도 다 못 먹고 다 같이 뛰었다"며 "아이들이 당황하지 않고 평소처럼 움직여줘 정말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매달 한 차례 실시해온 훈련이 실제 상황에서도 위력을 발휘한 것이었다.
갑작스러운 대피 소동에 부모들은 서둘러 어린이집을 찾았다. 정 원장은 "부모님들께는 안전이 확보되면 움직여 달라고 안내했지만 걱정에 긴급돌봄을 신청하거나 조퇴를 하고 오신 분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아찔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눈물을 글썽이던 정 원장은 "북구청에 SOS를 보냈더니 직원들이 곧바로 달려와 도와주셨다"며 "평소 준비했던 매뉴얼과 훈련이 정말 큰 힘이 됐다"고 했다. 오후 2시 기준 광주의 하루 누적 강수량은 18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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