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재량사업비 논란에…'전국 최다선' 9선 영광군의원 사의
강필구 의원 "비리나 사익 없지만 누군가 총대 메야 해"
- 서충섭 기자
(영광=뉴스1) 서충섭 기자 = 전남 영광군의회가 지방의원 재량사업비를 특정 업체에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전국 최다선인 9선의 강필구 의원(74)이 사의를 표명해 그 배경에 귀추가 주목된다.
16일 전남 영광군의회에 따르면 전날 강 의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불거진 영광군의회 의원사업비 관련 논란에 군민의 실망과 분노를 누구보다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의정활동의 신뢰를 잃게 한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 개인의 비리나 사적 이익은 없으나 정치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보고 선배로서 제가 먼저 총대를 메는 것이 도리라 여겨져 의원직 사퇴를 결심했다"며 "다시 영광군의회가 군민 신뢰를 회복하고 변화의 길로 나아가는 작은 출발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영광군의회는 최근 재량사업비 예산 집행을 두고 뒷말을 낳았다. 2012년 행정안전부가 편성 금지를 권고하며 사실상 폐지된 재량사업비를 군의원들이 특정 업체들에 농어촌 환경개선사업 등으로 수억원씩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논란이 빚어지자 지난 8일 김강헌 영광군의회 의장이 "군민께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앞으로 재량사업비 명목으로 집행부에 그 어떤 요구도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고 사과했다.
그럼에도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은 가운데 이번에는 최다선이자 최연장자인 강 의원이 사의를 밝히면서 사태 진화를 촉구했다.
강 의원은 취재진에 "업체에 사업을 발주하면서 뒷돈을 받거나 한 적은 결코 없다. 농어촌 환경개선 사업으로 마을에 길을 만들거나 하는 공사를 할 수 있도록 민원 해결 차원에서 접근한 것이다"며 "군의회 의장과 부의장도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전했다.
영광군의회는 아직 강 의원의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고 있다. 회기 중에 사직을 처리할지, 혹은 반려할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zorba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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