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장마·이른 폭염에…벼 망치는 '비래해충'·양봉 '꿀벌응애' 확산

연일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는 10일 오전 전남 나주시 세지면의 한 양계장에서 더위에 지친 닭들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 2025.7.10/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연일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는 10일 오전 전남 나주시 세지면의 한 양계장에서 더위에 지친 닭들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 2025.7.10/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짧은 장마와 이른 폭염에 농가에 비상이 떨어졌다.

벼 농사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비래해충'이 평년보다 빠르게 번식하고, 꿀벌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꿀벌응애'도 증식이 빨라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10일 전라남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최근 서해안과 도내 벼 재배지를 대상으로 병해충을 예찰한 결과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에서 날아온 멸구류, 혹명나방 등 비래해충이 평년보다 빠르게 발생해 번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멸구류 첫 비래 시기는 6월 5일이다. 지난해보다 10일 이상 빠르다.

폭염과 고온 영향으로 해충 1세대 번식 속도가 급격히 빨리지고 있는 것으로 전남 농기원은 분석했다.

지난해엔 벼멸구가 6월 20일부터 비래하기 시작했는데 고온 영향으로 세대 경과 평균 소요일수가 2일 빨랐다. 올해도 폭염이 지속되면 비래해충의 산란·부화·세대 진전이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농기원은 "비래해충 산란과 부화가 빨라져 2~3세대 진전이 예년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 초기 방제를 놓칠 경우 성충 확산으로 인한 추가 피해가 늘어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양봉농가도 해충 예방에 비상이다.

올해는 장마가 짧고 고온 현상이 장기화 되면서 꿀벌응애 증식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꿀벌응애는 꿀벌에 가장 심각한 피해를 주는 해충이다. 각종 질병과 바이러스를 전파해 애벌레와 성충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고, 폐사까지 유발한다.

제때 방제하지 않으면 월동 중 대량 폐사로 이어질 수 있다.

꿀벌응애는 아까시, 밤나무 등 주요 밀원식물 채밀이 끝나는 6~7월부터 급격히 증식, 9월에는 피해 수준에 이를 만큼 밀도가 높아진다. 집중 방제를 통해 개체 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폭염에 취약한 축산농가도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전날 기준 전남 138호 농가에서 닭과 오리, 돼지 등 8만 1515마리가 폐사했다.

닭은 7만 3343마리가, 오리는 5003마리, 돼지는 3169두가 각각 폐사됐다. 추정 피해액은 12억8600만 원이다.

온 상승과 폭염이 지속되면 가축은 고온 스트레스를 받아 식욕 저하, 사료 섭취량 감소, 체내 대사 불균형으로 면역력과 생산성이 저하돼 폐사에 이를 수 있다.

가축별 적정 사육 온도는 △한우·육우 10~20도 △젖소 5~20도 △돼지 15~25도 △닭 16~24도 등이다.

박인구 전남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장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여름철 폭염이 빨라지고 길어지면서 각종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며 “농가에서는 여름철 철저한 관리로 피해를 최소화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