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추진 약속 '에너지 고속도로' 개념은?
지역과 지역 연결하고 재생에너지와 산업 잇는 혈관 역할
"수도권 살찌우는 '일극 고속도로' 아닌 균형성장 그리드"
- 박영래 기자
(나주=뉴스1) 박영래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공약하며 새 정부의 핵심 정책과제로 부상한 '에너지고속도로'가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전남 서남해안이나 동해안에서 생산한 전기를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등 수도권으로 보내는 전력망 구축사업을 넘어 지역과 지역을 연결하고 재생에너지와 산업을 잇는 대한민국 미래성장을 위한 '혈관'의 역할을 하는 개념이다.
29일 한국에너지공대(켄텍)와 민주연구원 등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에너지고속도로로 경제도약과 지역균형발전을 이끌겠다"고 공약하며, 재생에너지 확충과 전력망 고도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정책을 강조해 왔다.
이 대통령의 핵심 에너지 공약인 에너지고속도로는 2030년까지 서해안 해상풍력 20GW를 주요 산업지대로 송전하고, 2040년 U자형 한반도 에너지고속도로 완성을 목표로 한다.
예를 들어 1GW는 한빛원전 1호기에서 1시간 동안 생산한 전력량과 맞먹는 규모를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남서부 지역에는 넘치는 재생에너지가 있지만 중부지방의 산업지대로 전력을 보낼 길이 막혀 '에너지 교통체증'이 심각한 상황이다.
기업들은 RE100(기업이 사용하는 모든 전력을 2050년까지 전량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구매하거나 자가생산으로 조달하는 것)을 위해 재생에너지를 원하지만 정작 전력망이 막혀 사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역에서는 재생에너지가 남아돌고, 기업들은 전력 부족을 호소하는 이같은 불균형을 풀기 위한 해법이 바로 에너지고속도로다.
민주연구원은 "에너지고속도로는 단순한 송전선로가 아니다. 전국 에너지 시스템의 뇌이자 심장 역할을 하는 복합 네트워크"라고 설명했다.
전력 흐름을 안정시키는 계통 안정화 설비, 먼 거리도 끊김 없이 잇는 고성능 장거리 송전선로, 전력 사용이 몰릴 때 에너지 흐름을 저장하고 조절하는 ESS(에너지저장장치), 서해를 가로지르는 최첨단 해상 HVDC 그리드(고압직류송전 공급망), 지역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하고 관리하는 분산에너지 인프라까지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된, 대한민국 에너지의 미래를 그리는 종합 설계도가 바로 에너지고속도로라는 의미다.
김승완 켄텍 에너지정책연구소 교수는 "에너지고속도로는 단순한 송전망이 아니라, 산업·기술·지역을 아우르는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의 인프라"라고 말했다.
켄텍은 정부의 에너지 고속도로 기술과 정책을 연결하는 국가 싱크탱크 역할을 도맡기 위해 지난달 에너지정책연구소를 출범시켰다.
에너지정책연구소는 글로벌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한 선제적 기술·환경 변화를 예측하고, 에너지정책의 기술적 타당성 검토부터 계획 수립까지 국가 에너지정책 실행을 지원할 예정이다.
켄텍은 특히 호남권 풍력·태양광 자원의 활용도 제고와 'U자형 해상 전력망' 설계에서 역할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yr20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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