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장 자리 배치로 본 광주 기초의회 수평문화는?
대부분 초선 앞자리, 다선과 연장자 뒷자리
동구 유일하게 예우 등 없이 가나다순 배치
-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광주 기초의회의 의원 간 수평적 문화는 어디까지 왔을까.
7일 <뉴스1> 취재 결과 광주 동구의회를 제외한 나머지 4개 기초의회는 과거 관례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5개 구의회 본회의장은 앞쪽 중앙에 높은 의장석이 위치해 있고 이를 마주 보는 의원석은 뒷자리로 갈수록 높아지는 계단식 구조를 차용하고 있다.
광산구의회는 이러한 권력지형에서 벗어나고자 2022년 청사 리모델링 당시 높은 의장석을 낮췄다.
의원들이 마주 보고 자유롭게 대화하는 수평적 구조를 위해 5053만 원을 들여 수작업한 반원 테이블도 들였다.
취지는 그럴싸하지만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초선 의원은 앞자리에, 다선은 뒷자리에 앉는 '지정석'이 관례처럼 이어지고 있다.
서구·남구·북구의회도 권위주의가 드러나는 'N선 여부'로 의원들의 본회의장 자리를 정한다.
의회 개원 시 협의를 통해 좌석을 정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초선과 젊은 의원이 앞자리에 앉는다는 관례가 바뀐 적은 없다.
의원들의 선수가 같을 경우에는 나이가 더 어린 사람을 앞쪽으로 배치하고, 예우 차원에서 전 의장과 현 부의장을 뒷자리로 배정하는 경우도 있다.
본회의장 출입문에 인접해 이동 동선이 편리하고 회의장이 한눈에 보이는 뒷좌석에는 다선 의원이 앉는다.
반면 동구의회는 광주 기초의회 중 유일하게 의원들의 본회의장 자리 배치를 '가나다' 순으로 두고 있다.
전반기 의장이었던 김재식 의원과 재선이자 전반기 부의장을 맡았던 김현숙 의원이 가장 첫 번째 줄에 배치됐다.
두 번째 줄에는 초선이자 후반기 부의장인 노진성 의원과 4선 박종균 의원이, 마지막 줄엔 문선화 의장, 박현정 의원, 이지애 의원이 자리하고 있다.
동구의회 관계자는 "과거부터 가나다순으로 자리 배치를 해오고 있다. 가장 불평이 없는 방식일 것"이라며 "개원 당시 이런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다른 의견이 있는지 의원들에게 물어봤지만 다들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조선익 참여자치 21공동대표는 "소위 말하는 경치 좋은 자리에 다선이나 당대표가 앉는 국회 문화를 그대로 기초의회에 가져와 답습하고 있다"며 "이런 문화가 구민들에게 긍정적으로 이해가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자리에 앉을 경우 행동 관찰 등 여러 불편 사항을 겪지 않으려는 선배 기준의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며 "동구의 사례를 토대로 다른 기초의회가 의전 등에 대한 관념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pep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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