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천사들일까? '19년째 놀라운 선행' 구둣방 부부
[빛, 나눔] 광주 신세계 구두수선, 김주술·최영심 부부
"감동한 손님들 거스름돈 안 받아…보람과 기쁨 느껴"
-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손님이 수선비 5만 원 주면 1만 원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고 있습니다."
19년째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를 실천해 훈훈함을 자아내는 이들이 있다.
광주 동구에서 구두 수선가게를 운영하는 김주술 씨(70)와 최영심 씨(71) 부부가 그 주인공이다.
김 씨네 부부의 '신세계 구두수선'은 수제화가 빼곡히 들어선 2평 남짓한 공간이다. 무채색의 구두 속 빨간 돼지저금통이 자리하고 있었다.
부부는 구두수선 비용의 10%를 빨간색 돼지저금통에 모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한다. 저금통은 그동안의 선행을 보여주듯 갈라져 테이프로 봉합된 모습이었다.
입구에는 큼지막히 걸려 있는 신문기사와 주요활동 사항도 눈에 들어왔다. 그동안 김 씨 부부가 이어온 기부에 대한 일종의 훈장이다.
기부를 시작한 계기에 대해 묻자 쉴새 없이 구두 밑창에 접착제를 바르던 김 씨는 잠시 돋보기를 벗으며 과거를 떠올렸다.
젊은 시절 충장로 일대에서 수제화 제작 기술을 익힌 김 씨는 제화점을 차려 성공했다.
성공가도를 달리며 유통업에 뛰어들었던 1997년 시련이 찾아왔다. IMF 외환 위기 여파로 사업이 실패하면서다.
김 씨는 "좌절감이 심해 삶을 포기하려고까지 생각했다. 그러다가 나에게는 먹고 살 기술이 있기에 구두수선집을 차렸다"고 했다.
생계는 어려웠지만 비슷한 아픔을 가진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자하는 마음은 2006년 첫 기부로 이어졌다.
그렇게 김 씨 부부가 북구청과 동구청에 낸 기부금은 3000만 원에 달한다.
이들의 선행이 알려지자 일부 손님은 수선비용보다 더 내거나 거스름돈을 받지 않기도 한다. 나주 등 먼 곳에서 일부러 이곳을 찾는 손님도 있다.
그는 "부산에 사는 아들이 한번은 '아버지가 고생하는 모습에 마음이 아프다'며 눈물을 보인 적 있다"며 "말이 아닌 행동으로 사회에 보탬이 되는 모습을 가르치려는 것"이라며 웃었다.
이들 부부의 바람은 '온기가 넘치는 사회'에 일조하는 것이다.
김 씨는 "작은 나눔이지만 이 온기가 전달되면 결국 따뜻한 사회로 나아가지 않겠냐"며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기부라는 아름다운 흔적을 남기고 싶다"고 전했다.
war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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