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사슴' 가축→야생동물로 지정 환경부에 요청…순천시는 왜?
도심 출몰로 골머리…개체수 파악·관리 방안 마련
산중턱 먹이주기·중성화수술 등 중장기 대책 구상
- 김동수 기자
(순천=뉴스1) 김동수 기자 = 도심에 출몰한 '큰 뿔 달린 사슴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전남 순천시가 개체수 파악과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데 분주하다.
5일 순천시에 따르면 최근 조례동과 용당동 등 봉화산 일대 도로와 아파트단지 곳곳에서 꽃사슴떼가 목격되고 있다.
시는 도심까지 넓혀진 사슴떼 서식지를 제한하기 위해 7일까지 환경부에 제출할 관련 공문을 작성 중이다.
관련법상 '가축'으로 분류된 사슴을 '야생동물'로 지정해달라는 취지의 내용이 골자다.
야생동물 지정이 이뤄진다면 포획 후 중성화수술을 통해 개체 수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시는 판단하고 있지만 충분한 법률적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관련법 개정이 되면 포획·사살이 가능해 일부에선 무차별적 사냥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영광 안마도·고흥 소록도 사슴떼' 사례 등을 파악해 해당 지자체의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시는 야생동물 관련 전문가, 단체 등과 긴밀한 협의를 가진 뒤 중장기적 대책을 수립하겠다는 구상이다.
단기적으로 먹이가 부족한 2~3월 동절기를 고려해 봉화산 산중턱과 주요 이동 경로에 건초(마른 풀)를 뿌려놓는다는 방침이다.
사슴이 도심으로 내려오는 것을 막고 광범위한 서식지를 제한해 로드킬과 혹시 모를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시는 중기적으로 용역을 통해 개체수 실태 파악에도 나선다. 봉화산 일대 사슴은 60~70마리로 추정된다. 번식기(10~1월)를 지난 탓에 개체 수는 더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15~20년 전 조례동 사슴농장에서 탈출한 4마리가 이곳에 서식하면서 개체 수는 급증했다.
일부에선 생태수도에 걸맞는 대규모 사슴공원을 조성하자는 의견이 나오지만, 일대 507만m²(153만평)에 달하는 면적을 관리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게 시 입장이다. 봉화산 대부분이 사유지인데다 투입되는 예산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혹시 모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다각도로 행정적·법률적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도심을 활보하는 사슴에 대해 '인간과 공존하자'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안전에 위협을 느낀다'는 반론도 나오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관심이 이어졌다.
kd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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