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가장 많은 광주…한달음에 합동분향소 찾은 시민들
[무안 제주항공 참사] 운영 1시간 만에 120여명 찾아
-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직접 국화라도 전달해 작게나마 위안이 됐으면 합니다."
17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발생 이튿날인 30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차려진 희생자 합동분향소엔 이른 시간부터 시민들의 추모 발걸음이 이어졌다.
광주에 주소를 둔 사고 여객기 승객은 81명으로 전국 지자체 가운데 가장 많다. 이에 시민들은 황망함을 감추지 못한 채 한달음에 분향소를 찾았다. 희생자들과 일면 부지의 사이인 시민들도 참담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눈시울을 붉히고 헌화, 분향하며 그들을 애도했다.
분향소를 찾은 시민 중엔 '극락왕생 기원과 행복을 빈다'는 글을 남기거나 절을 올리고 직접 국화를 준비해 온 이, 굳게 다문 입술을 깨물며 애써 눈물을 참는 이도 있었다.
연령대도 20대부터 70대 등 다양했고, 공직자 등 각계각층을 가리지 않고 추모 발길에 동참해 분향소 운영 1시간 만에 120여명이 다녀갔다.
친인척이 이번 참사로 희생당했단 임태문 씨(72)는 나지막이 "오메"를 내뱉으며 분향소를 찾아 절을 올렸다. 그는 며느리의 오빠인 40대 부부 일가족이 사고 비행기를 탔다가 되돌아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임 씨는 "사고 소식을 듣고 말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잠 한숨도 자지 못한 채 분향소가 있다고 해 왔다"며 "중 1 어린아이의 신원이 확인되고 있지 않다는데 말 그대로 미칠 노릇이다"고 토로했다.
임 씨는 "빠르게 사고 원인이 밝혀져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해선 안 된다"고도 말했다.
출근 전 분향소에 온 김영호 씨(34)는 전날 사고 소식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하루 종일 TV 뉴스 속보만 틀어놓고 있었다"며 "사망자 수가 20명대에서 40명 등 조금씩 속도가 가팔라지자 믿을 수 없었다. 무안에서 일어났다는 것도 믿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아무 연관이 없는 사이라 하더라도 1명이라도 더 구조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TV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며 "막상 분향소를 찾으니 더 눈물이 난다. 가족을 잃은 슬픔은 무슨 말로도 위로 할 수 없지만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최세나 씨(42·여)는 "집에 있기에 마음도 너무 답답해 한달음에 분향소에 왔다"며 "광주가 좁다 보니 한 다리 건너 희생자들이 많다. 안타까워 무슨 말을 전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흐느꼈다.
장현주 씨(26·여)는 직접 분향소 설치 시간을 문의한 뒤 국화꽃을 사 들고 방문했다. 장 씨는 "(희생된) 그분들도 누군가의 가족이다. 세 살배기 어린아이도 있다고 해 마음이 불편해 찾게 됐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직접 국화라도 전달해 작게나마 위안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5·18민주광장의 합동분향소는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된다.
pepp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