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국제시장서 잃어버린 가족…경찰 도움으로 56년 만에 상봉

손 놓쳐 고아원 입소한 A 씨…뜨거운 눈물 쏟아내
장성경찰 '헤어진 가족 찾아주기'로 결실

어릴 적 잃어버린 가족과 떨어진 A 씨 가족이 경찰의 도움으로 56년 만에 가족들과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전남경찰청 제공) 2024.5.10

(장성=뉴스1) 최성국 기자 = 부산 국제시장에서 가족을 잃어버린 장애인이 경찰의 도움으로 56년 만에 가족과 상봉했다.

10일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장성경찰서는 지난 3월 28일 '헤어진 가족 찾아주기' 신청을 통해 가족을 찾아달라는 A 씨의 절절한 사연을 접수했다.

문맹에 장애를 겪고 있는 A 씨는 지난 1969년쯤 부산 국제시장에서 가족을 잃어버렸다.

당시 11살로 말이 어눌해 타인과 소통이 되지 않았던 A 씨.

그는 1969년쯤 부산으로 이사간 지 5일 만에 부산 국제시장에서 고모의 손을 놓쳤고,부산 장림동 소재의 한 고아원에 입소했다.

A 씨는 1977년쯤 전남 장성에 거주하는 고아원장의 가족 B 씨에 의해 장성으로 이주해 취적 신고를 했고, 현재까지 A 씨는 어릴 때 이름이 아닌 지금의 이름으로 살고 있다.

A 씨는 올해 2월 외아들의 갑작스러운 사고로 다시 가족을 잃게 됐다. 슬픔에 잠긴 A 씨는 법정 후견인과 함께 쪽지에 자신의 이름, 형제자매 3명의 이름을 적어 장성경찰서를 찾았다.

경찰은 A 씨의 어릴 적 이름을 토대로 온라인 특정조회를 진행했고 1950년부터 1985년까지 큰형, 남동생, 여동생의 이름을 가진 287명의 인적자료를 확보했다.

하지만 호적자료가 모두 한자로 돼 있어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었다. 취적신고지인 행정복지센터에서도 관련 자료를 찾지 못했다.

장성경찰은 대상자 287명의 주소지 관할구역의 경찰서별 자료를 분류, 16개 경찰청과 139개 경찰서로 공문을 발송해고 지난 3일 경남 하동에 거주하는 큰형을 찾아낼 수 있었다. A 씨로부터 쪽지를 건네받은 지 37일 만이다.

A 씨는 지난 7일 오후 2시쯤 장성경찰서에서 큰형과 누나, 남동생, 여동생 모두를 번갈아 안았다.

A 씨의 큰형은 동생을 잃어버렸을 당시 이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부산의 지리를 모두 익힐 정도로 곳곳을 샅샅이 찾아다녔다고 한다.

A 씨의 가족들은 갖은 노력에도 동생을 찾지 못했고 A 씨가 아마 죽었을 것이라 생각해 사망신고까지 했다. 가족은 56년간 참아온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선미 장성경찰서 청문감사계 경위는 "작은 일에도 정성을 다하는 경찰의 정성치안활동으로 애타게 기다렸던 시간을 기쁨과 행복으로 보답할 수 있어 무척 마음이 가볍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6·25전쟁, 어릴 적 미아, 해외입양 등으로 주변에 찾지 못한 가족의 애타는 사연을 알고 있다면 경찰에서 접수하는 '헤어진 가족찾아주기'를 상담해달라"고 전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