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타워크레인 근로자에 대한 월례비는 임금에 해당"

정부 "월례비 요구는 건설현장 불법행위" 규정
노동계, 월례비 성격 판시한 광주고법 판단 주목

광주 지방법원./뉴스1 DB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정부가 '월례비 강요 등 타워크레인 불법행위 근절'에 초점을 두고 있는 가운데 '관례적으로 지급돼 온 월례비는 임금에 해당한다'는 고등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월례비는 건설사가 타워크레인 기사에게 급여와 별도로 관행적으로 주는 수백만원의 웃돈을 뜻한다.

광주고등법원 민사1-3부(재판장 박정훈)는 담양군 소재 철근콘크리트 공사 A업체가 타워크레인 회사에 소속된 운전기사 B씨 등 16명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21일 밝혔다.

A업체는 2016년부터 광주지역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 등에서 공사를 진행했고, 시공사는 타워크레인 회사들로부터 16명의 근로자를 현장에 보내 건설장비 등을 운영했다.

A업체는 타워크레인 기사들에게 시간외 근무수당, 월례비 명목의 300만원을 지급한 것이 '부당이득'이라며 해당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와 항소심 재판부는 모두 크레인 기사들이 월례비를 업체 측에 되돌려 줄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선고를 했다.

특히 항소심 재판부는 타워크레인 근로자가 받는 월례비가 임금의 성격을 가진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하청업체인 철근콘크리트 업체의 타워크레인 기사들에 대한 월례비 지급은 수십년간 지속돼 온 관행으로서, 타워크레인 기사들에게 월례비는 사실상 근로의 대가인 임금의 성격을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

또 "각 공사에 관한 특기시방서에 입찰 참여업체들은 타워크레인 기사들에 대한 월례비 등을 견적금액에 반영해 입찰할 것이 규정된 점, 광주·전남 철근콘크리트 협의회도 철근콘크리트 업체가 지급해야 할 월례비 액수를 통일하기도 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월례비를 지급할 당시 피고들(타워크레인 근로자)가 월례비를 지급받아야 한다는 점에 대한 의사의 합치는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고는 부득이하게 월례비를 지급할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지만, 시공사에 월례비 지급에 관한 이의제기를 할 수 있는 지위에 있어 월례비 지급이 강제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즉, 타워크레인 근로자들이 법률적 근거 없이 월례비라는 이익을 취했더라도 업체도 지급 의무가 없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불법적 이익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같은 판결과 반대로 광주경찰청은 지난달 18일 공갈 혐의를 적용해 민주노총 광주·전라 타워크레인 지부와 지회 사무실 등 11개소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타워크레인 지부의 월례비 납부 요구가 부당하다는 광주·전남지역 철근 콘크리트 회사들의 신고를 접수하면서다.

건설사들은 타워크레인 기사들에게 월례비를 주지 않으면 기사들이 업무에 협조하지 않아 관행적으로 지급해왔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건설현장 불법행위를 근절하겠다며 월례비 등을 요구하거나 제공한 사람 모두를 처벌하는 내용 등의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