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흉포화되는 중국 불법어선...처벌은 솜방망이

정부는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속수무책이다. 심지어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해경이 잇따라 중국선원의 흉기에 찔려 묵숨을 잃은 상황까지 발생했다. 정부가 중국어선 불법 조업에 대해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갈수록 증가하는 중국 불법 어선

꽃게나 조기, 오징어 등 고기떼가 있는 곳이라면 중국 어선들이 나타나 가뜩이나 부족한 어족자원을 싹쓸이해가는 바람에 어민들의 시름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더욱이 칼, 도끼, 낫 등으로 중무장한 중국 어선들의 저항이 마치 ‘해적’을 연상케할 정도로 갈수록 흉포화해 이를 단속하는 우리 해경들의 인명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13일 해양경찰청및 목포해경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말까지 우리나라 해역에서 중국어선이 불법 조업하다 단속된 사례는 총 438건이다. 이중 조업일지 부실 기재 등 제한조건 269건, 무허가 141건, 영해침범 28건이다.

올해 중국어선 단속 건수는 지난해 370건에 비해 18% 증가했으며, 무허가 조업을 하다 적발된 중국 어선은 지난해 91건에서 올해 141건으로 55% 가까이 증가했다.

해경은 고속정을 이용해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중국 어선들이 숨바꼭질식 조업을 하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중국 어선들은 최근에는 인해전술을 연상시키듯 수십, 수백 척씩 떼 지어 불법 조업을 일삼으면서 단속에 나선 우리 해경에 각종 흉기를 휘두르고 무차별 폭력을 가하고 있다. 나포한 중국어선에서는 쇠파이프와 쇠망치, 뭉둥이, 납덩이 등 다양한 흉기들이 발견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목포 해경 한 관계자는 “중국 어선은 2∼3척씩 줄을 묶어 서로 연결한 뒤 해경정이 접근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곤 한다”면서 “선체 맨 바깥쪽 난간 끝에 단속 경찰관이 어선 위로 올라오지 못하도록 날카로운 쇠꼬챙이 수십 개씩을 꽂는 등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각종 흉기를 휘두르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전했다.

◇ 중국 어선 흉포화 왜?

이처럼 배타적경제수역(EEZ)은 물론 우리 영해까지 침범해 불법 조업을 벌이는 중국 어선이 갈수록 조직화, 흉포화하는 이유는 뭘까.

해경은 2001년 한·중 어업협정 발효 이후 서남해안 일대에서 중국어선의 불법 조업이 더욱 심해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들의 불법조업이 날로 증가하는 것은 중국 영해의 어족자원 고갈이 가장 큰 이유다.

우리 해경에 단속돼 부과되는 일종의 벌금인 담보금을 물더라도 어획량이 많으면 보상이 되기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고 자원이 풍부한 우리 측 영해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우리나라가 담보금을 올린데다 중국 자국내에서 이중처벌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중국 선원들이 붙잡히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것으로 해경측은 파악하고 있다.중국 어선 소유자는 한번 단속되면 통상 4000만∼7000만원의 담보금을 내야 한다. 정부는 이달 초 담보금을 최고 1억원까지 올렸다. 이러한 금액은 환율을 고려할 때 중국 어선 소유주에게는 큰 액수다.

이 같은 담보금을 부과 받은 중국선박 소유자는 이를 다시 선원들에게 분담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선원들은 담보금을 나눠 갚아야 하고 이를 갚으려면 보통 수년씩 바다에서 사실상 '노예생활'을 해야 한다.

비록 담보금을 내고 석방되더라도 중국정부로부터 또 다시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것도 이들의 난동을 더 과격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 해경 측의 분석이다.

해경이 올들어 11월말까지 중국어선에 부과한 담보금은 이미 100억원이 넘었다. 지난 2009년 55억원에서 지난해 78억 등으로 매년 증가추세다. 서해청내에서도 올 들어 52억원이 중국어선 담보금으로 부과됐다.

◇ 일선 해경과 어부 "강력 대응해야"

하지만 불법 조업에 나선 중국 어선은 좀체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이를 단속하는 해경과 어민들의 피해만 늘어가고 있다.

목포 해경 관계자는 “고기가 잘 잡히는 철에는 2~3일 조업하면 단속당하더라도 담보금을 충분히 낼 수 있기때문에 중국 어선들이 끈임없이 우리 해역으로 밀고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일선 해경과 어민들은 "중국어선들의 불법 행위를 막기 위해서는 담보금 수준을 중국 어선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올리고, 담보금 납부 이후에도 일정기간 구속시키는 등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해경의 한 간부는 “목숨걸고 잡아온 중국 어부들이 담보금만 내면 즉시 석방한는 제도를 개선하고, ‘한번 잡히면 끝’이라는 인식을 가질만큼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h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