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탁송' 중 교통사고 시 책임은 아르바이트생이?

기아 신차 로드탁송 운행중 사고 잇따라…카캐리어는 운전자 100% 책임
알바생 일정 부분 부담할듯…사고차량은 수리후 신차·중고차 판매 가능성

7일 오전 광주 서구 무진대로 일대에서 기아 오토랜드 광주공장 완성차 로드탁송 중이던 SUV 차량이 사고 발생으 크게 파손돼 있다. (독자제공) 2022.12.8/뉴스1 ⓒ News1

(광주=뉴스1) 최성국 이승현 기자 =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수출용 차량 '개별배송'(로드탁송)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운송 도중 사고가 잇따르면서 파손된 차량 처리 등 후속 조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완성차공장 측은 보험에 가입돼 있다는 입장이지만 카캐리어 운전자들은 로드탁송 아르바이트생도 배상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주장한다.

8일 기아자동차와 현대 글로비스 등에 따르면 기아 오토랜드 광주공장에서 목포항으로 로드탁송 중이던 수출용 차량 추돌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전날 오전 10시쯤 광주 서구 무진대로에서 목포항으로 향하던 이른바 '번호판 없는' 수출용 SUV가 다른 차량과 부딪혔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차량 파손이 심해 견인됐다.

앞서 비슷한 시각 광주 서구 기아차 2공장 인근에서도 로드 탁송 중이던 수출용 SUV가 교통사고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 오토랜드 광주는 지난 11월 24일부터 화물연대 파업으로 배송이 중단된 생산차량을 광주공장뿐 아니라 인근 공간에 적치해왔다.

지난 6일까지 평동출하장, 장성 물류센터, 광주공항 공군제1전투비행장 등에 1만6000대 가량을 적치했으나 적치공간이 꽉 차 7일부터는 700여명의 개별 운송 운전기사를 모집해 수출항인 목포항으로 직배송하기 시작했다.

사실상 아르바이트생인 로드탁송 운전자들이 낸 사고여서 파손된 차량 처리와 손해 배상에 관심이 모아진다.

카캐리어 지회 등에 따르면 그동안 기아차 완성차량 출고는 108대의 카캐리어로 적재·이송했다. 탁송 중 교통사고가 나면 카캐리어 운전자가 책임진다. 배상액은 상황마다 다르다.

기아차는 카캐리어 이동 중 발생한 사고로 차량이 완전 파손된 경우엔 폐기처분한다. 범퍼 등 부분적으로 파손될 경우는 수리를 통해 감가상각 후 소비자에게 할인 가격에 판매한다.

할인 차량은 영업점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해당 내용을 알린 뒤 부품 교체 등을 감수하고 구매하겠다는 고객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사고 차량에 대한 수리비용 등으로 손실을 입은 기아차는 카캐리어 운전자에게 부품 수리비와 고객 할인비 등을 청구한다.

카캐리어에 상차를 한 상태에서 사고가 나면 적재물 보험이 가입된 자동차 보험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운전자 보험료 인상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운전기사들은 현금으로 책임가액을 물어내는 경우가 많다.

카캐리어 관계자들은 카캐리어와 로드탁송 두 방법의 사고 처리 과정도 별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캐리어 한 관계자는 "로드 탁송 아르바이트생이 사고를 낼 경우 일부 배상을 해야 할 것"이라며 "사고 차량을 수리해 판매하는 경우가 있는 만큼 파손 정도가 경미하다면 사고차량 또한 신차와 중고차 등으로 둔갑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로드탁송이 상시로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험 옵션이 없을 것"이라며 "대인·대물 보험처리만 될 뿐 차량 파손 비용과 병원비 등은 아르바이트생이 자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7일 오전 광주 서구 무진대로 일대에서 기아 오토랜드 광주공장 완성차 로드탁송 중이던 SUV 차량이 사고 발생으로 파손돼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2022.12.7/뉴스1 DBⓒ News1

기아차는 로드탁송을 진행하는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자동차 대인·대물 보험과 책임보험, 자기차량손해보험, 운전자 보험 등이 가입돼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에 가입되지 않으면 임시 운행 허가증이 나오지 않는만큼 모집 과정에서 미리 인적사항과 개인정보 동의서 등을 받아 보험에 가입한다는 것이다.

다만 현대글로비스에 로드탁송 위탁을 맡겨 자차, 수리비 청구 등의 세부 내용은 파악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카캐리어어와 로드탁송이 사고 처리 방법은 비슷할 것이라고 보지만 로드탁송의 경우 보험 계약을 기아에서 관리하지 않는다"며 "기아차가 손실을 입은 부분에 대해서는 보험처리로 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드탁송을 관리하는 현대글로비스 측은 입을 다물었다. 글로비스 관계자는 사고후 처리 과정을 묻는 <뉴스1> 질의에 "보험에 가입돼 있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pep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