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운남재개발' 건축기준 위배 논란…7개 시공사 줄줄이 입찰 '포기'

'광주시 건축심의기준 위배'지적에도 '대안설계 금지'
현장설명회에는 L건설 등 8개사, 입찰에는 1개사만 응해

광주시 광산구 운남재개발사업 투시도(운남구역특화예시안 캡쳐)/뉴스1

(광주=뉴스1) 조영석 기자 = 광주지역 한 재개발정비사업 조합이 '광주시 공동주택 건축심의 기준'에도 어긋나는 입찰지침서를 요구하는 바람에 현장설명회에 참석했던 국내 굴지의 시공사들이 일제히 입찰을 포기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뉴스1의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시 광산구 운남구역재개발사업 조합은 지난 8월5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L건설 등 국내 시공능력 순위 10위안에 든 1군 업체 5곳을 비롯, 8개 업체가 참석했다. 하지만 정작 지난 8월26일 실시된 입찰에는 1개 업체만 참여해 결국 유찰, 재입찰을 앞두고 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비유되는 재개발사업을 시공사들이 포기한 이유는 무엇일까.

현장설명회에 참석했던 3곳의 1군 업체는 입찰에 앞서 재개발 조합 측에 입찰지침서가 '광주시 공동주택 건축심의기준에 어긋난다'며 입찰지침서의 변경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다.

이들 시공사는 광주시 건축심의기준에는 '건축물 1개 층의 호수를 4호로 제한'하고 있는데 조합 측에서는 '1개층 6호'의 내용으로 지침서가 작성, 향후 인·허가시 수정이 불가피 하다는 입장이다.

1개 층에 6호가 입주하게 될 경우 시공사의 입장에서는 건축비를 절감에 따른 막대한 이익을 기대할 수 있으나 입주민들은 일조권과 조망권이 침해되고 원활한 통행에도 지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인·허가를 못 받을 경우 수정이 필요하지만 조합 측에서는 원안설계를 바꿀 수 없도록 '대안설계'마저 금지하고 있다. 대형 시공사들이 이런 '리스크'를 안고 사업을 계속하기 어렵다고 보고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A사는 조합 측에 보낸 질의서에서 '조합의 설계도서를 검토한 결과 광주시 심의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사항을 발견했다'며 '정상적인 사업 진행을 위한 입찰지침의 수정'을 요구했다.

B사도 A사와 같은 이유로 '인·허가시 전면수정이 불가피하여 사업 기간이 증가 될 것'이라며 '대안설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C사는 '입찰 마감 진행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 등 조합에 대한 신뢰가 훼손됐다'며 아예 '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통지했다.

C사는 조합이 입찰 마감 이틀 전 돌연 당초 입찰공고 취소했으며 다음날 입찰공고 진행한 사례를 지적하며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합 측은 지난 7월28일 입찰마감 하루를 앞두고 시공사 선정방법 등을 변경, 재입찰공고를 내면서 일부 조합원들로부터 특혜의혹이 제기됐었다.

하지만 조합측이 '설계지침서가 광주시 건축심의기준에도 위배된다'는 이들 업체의 의견에도 설계지침 변경 없이 입찰을 강행하자 현장설명회에 참석했던 7개 업체가 입찰을 포기했다. 결국 1개 업체만 응찰해 유찰됐다.

조합측은 나아가 설계지침서 변경 없이 유찰 당일 곧바로 재공고를 발표하고 오는 26일 입찰마감한다는 방침이다.

조합원 K씨는 "1차 입찰에 참여했던 시공사가 재입찰에도 단독응찰하게 될 것이 뻔하고, 조합측은 이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겠다는 것이 아니냐"며 "광주시의 건축심의기준에도 어긋난 설계지침서로 재입찰하겠다는 것도 결국은 다른 시공사의 참여를 막겠다는 것으로 밖에 이해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조합장 B씨는 뉴스1과 통화에서 건축심의기준 위배 등과 관련한 질문에 "나중에 답하겠다"며 답변을 회피한 채 전화를 끊었다.

운남재개발사업은 광주 광산구 운남동 303번지 일원(5만4572㎡)에 지하 4층, 지상 25층의 828세대 아파트를 신축하는 사업으로 오는 2027년 입주 예정이다.

kanjoy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