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학동 건물 붕괴 현장, 불법·탈법 난무"

광주환경운동연합 "50㎝ 크기 슬레이트 발견된 것이 증거"

24일 오전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열린 '광주·전남 석면 피해실태 발표 기자회견'에서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이 광주 학동4구역 건물붕괴 현장에서 검출한 석면슬레이트를 들고 있다. 2021.6.24/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광주=뉴스1) 정다움 기자 =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현장 건물붕괴 참사와 관련해 광주 지역 환경단체가 불법·탈법이 난무한 엉터리 현장이라고 질타했다.

광주환경운동연합과 환경보건시민센터 등 광주 지역 환경단체는 24일 오전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광주·전남 석면 피해실태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단체는 지난 17일 참사 현장에서 자체 수집한 폐건축물 자재의 성분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작게는 10㎝, 크게는 50㎝의 석면 슬레이트 7개에서는 최대 14% 함량의 고농도 백석면이 검출됐다.

단체는 원형과 유사한 석면 슬레이트가 발견됐다는 것은 일반 건축물 철거 작업보다 선행돼야 할 석면 철거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가로 50㎝·새로 10㎝ 석면 슬레이트가 발견됐고, 7개 슬레이트에서 모두 백석면이 검출됐다"며 "이는 철거 작업 당시 석면철거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17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건물 붕괴 참사 현장에서 광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들이 자체 조사에서 발견한 석면 슬레이트를 들고 있다. 단체는 가로 50㎝·새로 10㎝ 석면 슬레이트가 원형 크기가 유사하게 발견된 것은 철거 작업 당시 석면 철거 작업이 선행되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2021.6.17/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또 현장에서 안전관리를 담당해야 할 감리자가 감독하지 않았으며 재하도급이 이뤄졌다는 정황의 방증이라고도 지적했다.

단체에 따르면 석면철거 작업은 전문교육을 받고, 허가를 받은 업체가 할 수 있다.

재개발조합이 노동청에 '석면 철거 신고'를 하면, 노동청이 장소와 규모, 철거 방식이 담긴 조합의 철거계획서를 토대로 작업 승인을 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조합은 이 과정에서 날마다 작업에 투입되는 인력의 명단을 노동청에 제출해야 하고, 재하도급을 주거나 전문 자격이 없는 일용직 노동자 등을 현장에 투입할 수 없다.

노동청 역시 현장에 근로감독관을 투입, 현장에서 적법한 방법으로 철거 작업이 진행됐는지, 철거 계획서에서 의거했는지 등의 여부를 점검해야 할 의무가 뒤따른다.

단체는 "감리자가 현장을 한번이라도 둘러봤다면 슬레이트 폐기물이 발견되지 않을 수 없다"며 "석면철거 허가관리감독기관인 노동부의 현장감독도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붕괴 참사 현장은 총체적인 불법, 탈법의 엉터리 석면철거 현장이다"며 "지금이라도 현장에 대한 정밀한 석면폐기물 잔존조사를 진행해 석면을 모두 걷어내야 한다. 더불어 석면철거계획과 진행기록 모두 살펴봐야 한다"고 수사를 촉구했다.

동구청과 노동부에 신고된 학동4구역의 석면 해체·처리면적은 총 2만8098㎡다. 석면해체공사는 다원이앤씨와 지형이 계약했지만, 실제 해체는 전문성이 없는 백솔건설이 대인개발의 면허를 빌려 불법하도급으로 진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기존 석면철거비용 22억원이 3억원으로 하향됐으며 이로 인해 정상적인 철거 공사가 진행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단체는 추정했다.

앞서 지난 9일 오후 4시22분쯤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지역에서 철거 중인 5층 건물이 무너지며 시내버스가 매몰됐다.

이 사고로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은 중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재개발 원청업체인 현대산업개발로부터 하청을 받은 한솔기업 현장책임자와 한솔기업이 재하청을 준 백솔건설 대표 등을 입건해 조사 중이다.

ddaumi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