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정신' 깃든 옛 광주적십자 병원 매입 진통…왜?

수의계약 요청했지만…채권단 5월4일 2차 공개입찰
5월 단체 등 일반매각 반대

5‧18 민주화운동기록관은 9일 1980년 5월 광주 민중항쟁을 기록한 영상을 공개했다. 이날 처음으로 공개된 영상은 80년 5월20일부터 6월1일까지 국군통합병원과 적십자병원 환자 치료 상황, 전남도청 기자회견 등 광주 일대와 근교를 촬영한 기록이다. 사진은 1980년 5월 광주 시민들의 모습.(5.18민주화운동기록관 상영 영상 갈무리)2018.5.9 /뉴스1 ⓒ News1

(광주=뉴스1) 박중재 기자 = 광주시가 추진중인 5·18민주화운동 사적지 제11호 '옛 광주적십자 병원' 매입이 진통을 겪고 있다.

광주적십자병원은 1980년 5월 계엄군의 총칼에 부상 입은 수많은 광주시민들이 치료를 받고, 이들을 위한 헌혈 행렬이 이어진 '광주 공동체 정신'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22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3월 광주시의회가 옛 적십자병원 부지와 건물을 매입하기 위한 시의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승인했다. 매입 예산 90억원도 편성한 상태로 5월 중순으로 예정된 시의회 2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의 때 확보할 계획이다.

적십자병원 매입을 위한 모든 행정절차는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매입이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다.

적십자병원 처분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는 서남학원재단 채권단이 공개매각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수의계약'을 요구하고 있지만 채권단이 이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채권단은 5월4일 2차 경쟁입찰을 공고한 상태다. 1차 입찰에서는 참여한 기관이나 개인이 없어 유찰된 상태로, 2차 입찰 최저 감정가는 88억 5000만원으로 알려졌다.

시는 2차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도 발생할 수 있다.

시 보다 더 많은 금액을 제시하는 참여자가 있으면 부지 매입 자체가 힘들 수 있고, 경쟁입찰인 만큼 단독으로 참여할 경우 또다시 유찰돼 부지 매입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

이를 우려해 5월 단체 등은 22일 옛 적십자병원 앞에서 '일반매각'을 반대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갖는 등 채권단을 압박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채권단과 여러 차례 접촉했지만 경쟁입찰을 고수해 2차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라며 "5월 광주정신의 깃든 역사적인 장소인 만큼 반드시 매입해 시민들이 품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옛 광주적십자병원은 1980년 5·18 광주항쟁의 중심지였던 옛 전남도청과 가장 가까운 종합병원으로 수많은 부상자를 치료하고 헌혈 등을 통해 시민들의 목숨을 살려낸 곳이다.

광주 동구 불로동에 있는 적십자병원은 토지 2800여㎡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1954년 건립돼 공공보건 의료기관 역할을 하다가 1995년 서남학원 재단이 병원을 인수해 서남대 의대 병원으로 운영했다.

하지만 재단 측은 경영난 등을 이유로 2014년 병원을 폐쇄했고, 지난해 6월 교육부로부터 재산매각 승인을 받아 공개 매각을 추진했다.

5·18단체와 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에서는 1980년 5월 광주의 아픔과 공동체정신이 깃든 적십자병원 매입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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