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취객들이 무섭다"…광주 집단폭행 후폭풍 거세
- 이종행 기자, 한산 기자

(광주=뉴스1) 이종행 한산 기자 = "어제는 노래방에 손님이 딱 한 팀 있었어요. 이렇게 장사가 안 된 적은 처음이네요."
지난 22일 오후 8시쯤 광주시 광산구 수완지구 모 은행 인근 먹자골목. 수완지구 내 최고 번화가로 광주 집단폭행 사건이 발생한 장소에서 직선거리로 20m 가량 떨어진 건물에서 노래방을 하는 A씨(55)는 '집단 폭행' 이야기가 나오자 손사래부터 쳤다.
지난달 30일 이 건물 주변에서 택시 탑승 문제로 시비 끝에 30대 남성 등 9명이 30대 남성 한 명을 집단 폭행해 전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그 사건이다.
A씨는 "그 사건 이후 상인들 사이에 밤에 조심하자는 말까지 돌고 있다"며 "가끔 문신을 한 젊은 남성 여러 명이 동시에 술 냄새를 풍기고 가게에 들어오면 다른 손님들과의 사이에 시비라도 붙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노래방과 같은 건물에 있는 술집에서 만난 종업원들도 무리 지어 다니는 젊은 취객들에게서 느끼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집단폭행 사건 이후 이 건물 주변 인적이 드문 골목 등에서 젊은 남성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겁이 날 정도"라며 "이전만 해도 저녁때면 사람들로 북적댔는데, 지금은 보시다시피 거의 없다"고 털어놨다.
이날 집단폭행 사건이 발생한 현장 주변에서 우연히 만난 학부모들도 "학원 수업이 마칠 때 되면 아이를 직접 데리러 간다. 아무리 바빠도 직접 데리러 가는 부모들이 많다"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광주 집단폭행 사건 이후 광주 수완지구가 '젊은 취객발' 패닉에 빠져들고 있다.
최근 젊은 20~30대 취객들에 의한 강력사건이 터지면서 이들에 대한 주민·상인들의 경계심이 부쩍 커졌다.
이 주변을 찾은 일부 취객들의 도를 넘어선 범죄행각에서 비롯된 주민들의 반감이 공포감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심상찮은 분위기는 젊은 남성들도 본능적으로 느끼는 듯 했다. 실제 평소 20~30대 젊은 남성들로 시끌벅적하던 이 거리는 공휴일인데도 푹 가라앉은 분위기였다.
집단 폭행사건 이후 마을 주민들은 물론 이곳을 자주 찾던 젊은 남성들의 발길이 뚝 끊긴 탓이었다.
노래방 주인 B씨는 "오죽했으면 건물 관리인이 관리비를 20~30% 가량 내려준다고 했겠느냐"며 "일부 젊은 남성들의 잘못된 행동으로 치부하기에는 도를 넘어선 것 같다. 이제는 뭔가 대책을 마련하는 등 바뀌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주변에 사는 학부모들도 좌불안석이다.
학부모 C씨는 "중요한 약속이 있어 이곳에 나왔지만 겁이 난다. 이제는 홀로 집 밖으로 잘 나가지 않는다"며 "평소에도 젊은 남성들이 무리지어 거리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으면 참고 지나갔는데, 지금은 아예 돌아간다"고 털어놨다.
대리운전 또는 택시운전기사들도 사건 현장 주변에 가는 것을 꺼려하는 분위기다.
대리운전 기사 D씨는 "예전보다 콜 횟수가 눈에 띌 정도로 줄었다"면서 "과거엔 기사들 사이에서 선호지역 중 한 곳이었는데, 지금은 기피장소로 바뀌었다. 괜한 시비 대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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