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무안 전통시장 태양광 전력…상인들 "사용 못해"
- 이종행 기자

(무안=뉴스1) 이종행 기자 = 무안군이 수억 원의 예산을 들여 전통시장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설비가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전력'이 하루 평균 최소 200kw 이상 만들어지는데도, 상가 점포에서조차 생산된 전력을 쓰지 못한 채 그대로 버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무안군과 한전 등에 따르면 군은 지난 2016년 12월 말 예산 2억6000만원을 투입해 무안군 무안읍 성내리 무안전통시장 1‧2동 건물 옥상에 태양광 발전설비(순간최대전력 70kw)를 설치했다.
이 태양광 발전설비를 통해 생산되는 하루 평균 발전량은 대략 200kwh 이상으로, 지난 19일 오전 10시54분 기준 발전량은 123.0kwh였다.
지난해 서울시 가구당 하루 평균 전력사용량이 7.6kwh였던 점을 감안하면 전통시장 하루 평균 발전량으로 26가구(200kwh 기준)가 온 종일 쓸 수 있는 셈이다.
군이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한 것은 전통시장 내 상설 점포(25곳)·비상설 점포(37곳)·관리사무소·공용시설 등에 생산된 전력을 우선 공급, 상인들의 전기요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목적이었다.
하지만 상인들은 군의 애초 목적과 달리 태양광 발전설비에서 생산된 전력을 공공전기(건물 복도‧화장실‧가로등‧관리소 등) 이외에 쓰지 못하고 있다.
통상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한 자는 발전설비에서 생산된 전기를 자신의 집과 상가 등에서 먼저 사용한 뒤 남은 잉여전력을 한전에 송전하면 잉여량(남은 전력)만큼 전기요금에서 차감 받는다.
이는 한전과 사전에 전력구매계약(PPA)을 맺어야만 가능한 일인데, 군이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 당시 이 같은 계약을 맺지 않지 않았기 때문이다.
태양광 발전설비에서 생산된 전력의 80% 이상이 애초 목적대로 쓰이지 않은 채 고스란히 버려지고 있는 셈이다.
무안전통시장 상인회 A씨는 "상인들은 현재 태양광 전력이 남아도는데도, 한전에서 공급하는 전기를 쓰고 있다"며 "태양광 전력을 팔면 1kwh당 200원 이상 받을 수 있다. 하루 평균 200kwh 생산된다고 가정하면 1년이면 1460만원이다. 예산·전력낭비를 막기 위해서 군의 조속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태양광 전력 사용량이 점포마다 각기 다른데, 전기요금은 관리비에서 균등 분할했다"며 "이러한 전기요금체계에 불만을 가진 상인들이 전기요금을 쓴 만큼 내겠다며 각자 한전 계량기를 설치하면서 태양광 전력을 못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한전과 전력구매계약은 당장 맺을 수 있지만 구매계약을 하면 관련 설비를 추가로 설치해야 하는데, 수 천 만원이 든다"며 "현재 전력이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인정한다. 대책을 강구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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